국립국악관현악단이 내년부터 ‘상주 작곡가 제도’ 운영으로 레퍼토리 확대와 신진 음악가 양성에 나선다.
임재원(사진)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신임 예술감독은 28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적 특수성을 잃지 않는, 그러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뒤 “우리 악단만의 특화된 음악을 만들기 위해 상주 작곡가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주 작곡가는 작곡 외에도 단원들과의 협업, 젊은 작곡가를 위한 마스터클래스, 국악관현악 연구 등을 맡게 된다. 임 감독은 “우리 악단이 지난 20년간 900여 곡을 연주했는데, 사실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라며 “서양 음악은 몇 년을 연주해도 될 만큼 좋은 곡이 많지만, 국악관현악은 1960년대 들어 서양 오케스트라 시스템을 본떠 만든 형태라 서양에 비하면 역사도 짧고 곡도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주 작곡가 시스템을 활성화해 좋은 국악 관현악곡을 늘려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단원 중심의 소규모 실내악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예컨대 해금 앙상블, 가야금 4중주처럼 국악관현악의 주요 악기 파트 별로 소규모 공연을 기획해 무대에 올리는 식이다. 임 감독은 “매년 어렵다면 2년에 한 번씩이라도 이런 식의 작업을 통해 고정 레퍼토리를 만들 것”이라며 “단원이 공연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악단 전체의 능력도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11월 5일 ‘리컴포즈’(지휘 최수열), 11월 26일 ‘마스터피스’(지휘 김홍재)를 공연한다. 리컴포즈에선 작곡가 김성국·김택수가 각각 남도시나위와 문묘제례악을 재해석해 만든 신곡을 선보이고, 마스터피스에선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작 중 많은 사랑을 받은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과 ‘신내림’, 고토 협주곡 ‘소나무’, 장새납 협주곡 ‘봄’, 아쟁 협주곡 ‘김일구류 아쟁산조’ 등 5개의 명곡을 연주한다.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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