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어느 주말, 경기도 포천에 라이딩을 갔다가 얼어 죽을 뻔했습니다. 서울 시내에선 정차중에 적당히 덥기도 하고 괜찮았는데 교외에선 너무 추웠던 거죠. 여름용 라이딩 재킷과 바지를 입고 나선 스스로를 탓했습니다. 이제 슬슬 방한을 신경써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10월, 가장 달리기 좋고 풍경도 멋질 때입니다. 그래서 이 참에 한 번 공유해봅니다. 바로 두유바이크의 추천 라이딩 코스!! 서울에 사는 관계로 수도권에 한정됐다는 점 죄송합니다. 또 바이크 탄 지 1년 된 주제에 비루하게 추천해서 역시 죄송합니다.
①남산 소월길
서울 중심부라 어느 동네 사셔도 가볼 만한 편입니다. 시내에 차가 가득가득 밀리는 시간대만 피한다면…. 명동과 한남동 사이를 잇는 소월길은 서울 야경을 배경 삼아 달린단 매력이 있죠. 소월길 코스에 오르기 전 퇴계로 바이크 거리를 기웃거리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소월길을 달린 후엔 경리단길, 해방촌 등에서 서울의 핫한 젊은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좋겠지만 전 이미 그들의 이모뻘인 것 같으니 패스.
② 마장저수지
경기도 파주시 마장저수지는 복작거리는 곳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봅니다. 물가를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잔잔한 저수지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식당과 카페도 여럿입니다. 모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해 더 유명해진 한옥카페라도 들를라 치면 아주 허세롭게 쉰단 느낌입니다.
저수지만 들르기 심심하다, 싶은 분들은 인근 장흥관광지도 들러보세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즐겨찾으시던 80년대 유원지를 연상시키는 이름이지만!
뜻밖에 조각공원과 아트파크, 민속박물관 등이 잘 꾸며져 있습니다. 사실 80년대 유원지 같은 시설도 마련돼 있는데요, 바로 ‘두리랜드’입니다. 정말 복고 취향이신 분들이라면 방문하셔서 우주전투기, 범퍼카, 회전컵 등의 놀이기구를 타보시길.
③ 강화도 해안남로
지난 8월 내비에 동막해변을 찍고 강화도를 달리다가, 동막해변에서 서쪽 방향으로 향하는 해안남로가 참 예쁘다는 걸 알았습니다. 바닷가를 끼고 돌다 보면 시골길도 나오고, 무엇보다 ‘관광지’란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시끌벅적하고 맛없는 관광지 식당 대신, 요 부근에서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진짜 맛집을…소개해드리고픈 마음은 굴뚝같으나 광고 같을까봐, 각자 찾아보는 걸로 하고 저도 쪽지로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④ 포천 아우토반
직선 코스가 긴 반면 차와 속도카메라가 적어 ‘포천 아우토반’이라고도 불리는 47번 국도지만, 125cc 바이크는 그저 풍경을 즐기며 달릴 뿐입니다. 맨 처음에 갔을 땐 갑자기 뒤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와 함께 BMW 바이크 세 대가 연달아 지나가는 바람에 정말 놀랐습니다. 아무리 포천 아우토반이라도 과속은 지양합시다.
47번 국도를 달리는 영상입니다. 별 기대 없으신 분, 길이 정말 쭉 뻗었는지만 알고 싶으신 분만 클릭해 주세요. 멀리 빨간 점이 접니다.
http://tvpot.daum.net/v/v6e48o4UWUxVxWXVV4xVrtx
⑤ 북악스카이웨이
대표적인 서울 내 라이딩 코스라 당초 1번으로 적었지만! 그랬다간 “역시 진부한 코스 추천이로군….”이라며 백스페이스를 누르실 분들이 있을까 싶어 맨 마지막으로 내려보았습니다^0^
아실 분은 다 아시겠죠…밤에 멋진 롸이더들이 모여서 커피 일 잔과 우정을 나누는 곳! 하지만 주말 저녁엔 답 없이 꽉꽉 막히는 동네!
라이더들이 모여든다는 점 외에도 이 코스의 장점은 라이딩 후 들를 만한 동네가 근처에 여럿이라는 점입니다. 지도에는 없지만 팔각정에서 라이더들과 수다를 떨다 내키면 아랫쪽 부암동, 삼청동(지도 표시), 혹은 성북동 핫플레이스에 10분, 20분 내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까지 한산함을 유지하고 있는 성북동의 고급진 식당, 카페 강추입니다.
라이딩의 계절, 모두들 안전운전 하시구요. 아직 추천 코스는 많고도 많으나(…) 분량상 여기까지 하고 겨울에 정말 쓸 내용이 없을 때 다시 털어보겠습니다. 혹시 나만의 코스를 추천해주실 분, 저의 추천 코스에 이의 있으신 분은 제 메일이나 댓글로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