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회성(69·사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은 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진행된 한국 취재진과의 공동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대응 문제는 큰 물결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어떻게 잘 이용하느냐가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시스템의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전개될 세계 경제 시스템은 이전과 비교하면 신석기와 철기시대만큼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온실가스감축방안(INDC)이 국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도 탄소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파리회의에 지원을 보내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은 한국 기업들에 오히려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탄소가격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면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는 개념에 따라 도입이 추진되는 탄소세·거래제·인센티브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INDC에 국제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INDC는 자발적인 것이며 그렇게 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량 85%를 차지하고 있는 20개국은 서로 각국이 누가 더 많은 걸음을 내디뎠는지 비교하게 될 것"이라며 "그 자체가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을 시작할 때 지나치게 협약에 참여하는 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IPCC는 기후변화의 영향 등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1988년 공동설립했다. 5~7년 주기로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근거와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1차 보고서는 기후변화협약 채택을 이끌었고 5차 보고서는 신기후체제 협상의 근거로 활용됐다. /파리=임지훈기자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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