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협 예금 비과세 계속되나

여야 "더 연장하자" 제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19일 농·수·축협 예금 비과세 일몰 연장 문제와 농어민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대상으로 포함시키느냐의 문제를 논의했지만 의원들과 정부의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우선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새마을금고 등에 대한 예금의 경우 올해 말까지 3,000만원 한도로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내년에는 5%를, 후년부터는 9%를 과세하는 것이 현행 제도다.

세수확보가 시급한 정부는 현행 제도대로 비과세를 일몰시키고 내년부터 과세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오제세(새정치민주연합)·이찬열(새정연)·김상훈(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안은 일몰을 오는 2018년 말로 늦추고 이듬해부터 5%와 9%로 과세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성린(새누리당)·김영록(새정연)·최규성(새정연) 의원 안은 이를 아예 2020년 말로 늦추자는 것이다. 홍문표(새누리당) 의원 안은 2025년까지 일몰 10년 연장을 '통 크게' 제안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은 고객으로부터 출자금을 받고 이들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매년 배당을 한다. 이 배당금 또한 출자금 1,000만원까지 비과세인데 이 역시 올해 말 일몰된다. 정부는 내년에는 배당에 5%를, 이후부터는 9%를 과세할 방침이지만 오·이·김 의원의 안과 나·김·최 의원 안은 일몰을 각각 3년과 5년 연장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 조합원 기반 금융기관에 예탁된 돈은 지난 2013년 말 기준 총 400조8,337억원이며 이 중 35.1%인 140조7,241억원이 비과세 대상이다. 2013년 이들 기관의 출자배당금은 모두 5,899억원이며 이 가운데 75.9%인 4,477억원이 비과세 배당금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이 돈에 과세할 경우 만만치 않은 세수가 확보될 뿐만 아니라 일부 고소득·고자산가가 이들 금융기관을 세금회피 수단으로 이용하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

신설되는 ISA 가입 대상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근로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 외에 농어민까지 포함시키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ISA에 가입하면 여기에서 생기는 소득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고 초과분에만 9%가 분리과세된다. 그러나 새정연은 '부자감세'라며 ISA 도입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소득 과세 강화라는 정부 방침과 맞지 않으며 일부 고소득자들이 부모 등의 명의를 빌려 세금을 탈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세소위는 이날 이들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주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맹준호·박형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