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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스코어를 캐디는 알고 있다.'
80대 중반은 꾸준히 친다는 김 부장. 하지만 그의 실제 평균 스코어는 90타 전후일 가능성이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전국 22곳의 골프장에서 종사하는 캐디 9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아마추어 골퍼들의 민낯이 보인다.
'멀리건이나 일파만파(동반자 전원의 첫 홀 스코어를 파로 적는 일), OK(컨시드) 등의 혜택 적용 스코어와 실제 스코어의 차이는 평균 몇 타나 날까'라는 질문에 54.5%가 1~5타, 42%가 6~10타라고 답했다. 타수의 범위가 다소 커 객관화할 수는 없겠으나 96.5%가 1~10타라고 답한 것을 고려하면 5타 정도는 되는 셈이다.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도 자신의 기대치와는 차이가 있었다. 남자 골퍼는 210야드, 여자 골퍼는 150야드 정도라는 게 캐디들의 응답이다. 플레이 도중 가장 많은 타수를 잃는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퍼트가 51%로 가장 많았고 드라이버 샷(17.1%), 어프로치 샷(15%), 벙커 샷(13.9%)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드라이버 샷은 예상보다 낮았으며 퍼트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꼴불견인 플레이 유형은 뭘까. 1위는 멀리건(잘못 친 샷을 무효로 하고 벌타 없이 다시 치는 것)을 달라고 조르는 것으로 43.8%를 기록했다. 잦은 멀리건은 게임의 진지함을 떨어뜨리고 뒤 팀의 플레이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스코어 속이기가 2위(25.8%), 다른 볼을 자신의 볼인 척 연기하기(15.7%), 볼이나 볼 마커 위치 옮기기(6%) 등이 뒤를 이었다.
플레이 외적으로 가장 짜증나는 골퍼의 유형은 안 되면 캐디 탓하는 골퍼가 38%로 1위에 올랐다. 욕설을 내뱉거나 클럽을 던지는 다혈질 골퍼(28.9%), 볼 찾는 데 너무 집착하는 골퍼(24.3%), 과도한 음주·흡연 골퍼(4.8%), 볼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생초보자(3%) 등도 스트레스 제공자로 꼽혔다. 플레이어 때문에 속상해 울어본 적이 있는 캐디는 59.3%로 그렇지 않은 경우(40.7%)보다 많았다.
가장 편안한 골퍼는 플레이 속도가 빠른 골퍼(54.5%), 퍼트라인을 스스로 보는 골퍼(19.3%), 클럽 알아서 챙기는 골퍼(17.2%), 벙커나 디보트 정리를 잘하는 골퍼(7.9%) 등으로 조사됐다. 가장 호감이 가는 유형으로는 존댓말 등 매너가 좋은 골퍼가 67.3%, 볼을 잘 치는 골퍼가 27.1%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젊고 잘생긴 골퍼는 1.8%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 응답자의 평균 근무기간은 8.1년, 평균 근무 골프장을 3.2곳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설문 결과는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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