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가 상징하듯 3·1운동과 독립운동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심옥주(사진)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6일 천안 백석대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및 유관순연구소 창립 15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3·1운동기 여성독립운동가의 활동 특성에 대한 재조명'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3·1운동은 한국 여성사에 물꼬를 튼 역사적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보훈처 자료를 토대로 올해 8월 현재 여성 독립운동가는 266명이다. 정부에 등록된 전체 독립운동 참여자 10만여명 가운데 여성은 약 2,000여명. 심 소장은 "여성 독립운동가가 266명에 불과하지만 3·1운동에만 국한해 보면 85명으로 유관순을 포함한 여성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고 조명했다.
특히 유관순과 '아우내 장터'가 말해주듯 지난 1919년을 전후한 3·1운동기 병천을 중심으로 한 충청 지역 여성들의 활약은 더욱 뚜렷하다. 유관순·최정철·이소제·유예도를 포함한 9명에 이른다. 심 소장은 "1919년 이전 사립 여학교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돼 근대교육이 이뤄진 부산을 포함한 경상도(17명), 전라도(15명)의 뒤를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소장은 또 "여성 운동가로 유관순은 지역과 시대의 경계를 초월한 인물이자 민중운동의 대열에서 여성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냈다"며 "3·1운동을 기점으로 많은 한국 여성이 현실을 자각하고 독립운동 대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관순연구소 국제세미나에는 한국 학자들은 물론 나카다 아키후미 일본 상지대 교수, 양칭샹 중국 인민대 교수, 황수시엔 홍콩 영남대 교수, 쉬웨이시엔 싱가포르 남양이공대 교수, 차이페이쥔(蔡佩均) 대만 정의대 교수 등 5개국 국외학자가 초청됐다./천안=박희윤기자 h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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