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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희망 씨앗 뿌리는 사람들] 윤충열 원광대 건축학과 교수

쓰러져가는 집 고치고 연탄 선물하고… 내가 행복한 일이죠

윤충열 원광대 교수

"쓰러져가는 농촌 노후주택을 고치면 독거노인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삶이 바뀌지요. 자포자기한 그들이 희망을 갖도록 건축학도와 전문가들이 집 고치기 봉사를 이어갈 겁니다."

9년째 학생들과 함께 농촌 주택을 무료로 개축해주고 있는 윤충열(63·사진) 원광대 건축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촌 노후주택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학부, 대학원생 그리고 건설사에 입사한 졸업생 등이 모여 매년 여름 방학 기간 2주 동안 주택을 증개축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에는 윤 교수와 봉사단 59명이 전북 진안군 백운면 두원마을의 집을 고쳐주고 왔다.

봉사는 지난 2007년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의뢰로 윤 교수가 소속된 한국농촌건축학회가 나서 주택수리 봉사를 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일회성 행사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후 집을 고칠 때마다 심각한 주거환경을 직접 보고 받은 충격과 고된 개축을 끝내고 느끼는 보람 때문에 학회 산하에 대학생농어촌봉사단이 자발적으로 발족됐다. 윤 교수는 봉사단장을 지난해까지 4년간 맡기도 했다.



현재 서울을 제외한 전국 도에서 봉사단 18개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 지역은 윤 교수팀이 이끌고 있다. "전북 장수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은 자녀 5명과 함께 단칸방에 함께 살고 있고 할머니는 허름한 창고를 행랑채 삼아 기거하고 있었어요. 낡은 집 방을 3개로 늘리고 입식 부엌, 화장실을 만드는 공사를 했는데 사실상 집을 새로 지은 거나 같았어요. 개축을 끝내고 나면 노인·다문화가족들이 하나같이 '은혜를 꼭 갚겠다'며 고마워하는데 그때마다 모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동안 정부 및 관련 재단 지원과 기부금을 받아 봉사 경비를 충당해왔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윤 교수는 "사는 데 최소한의 필요한 공간이 보장돼야 하는데 현재 적지 않은 농촌 주택이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 지은 당시 모습 그대로"라며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외에도 민간 부문에서 재능기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때"라며 "건강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집 고치기 봉사를 끝까지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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