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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협상 결렬 이후] 노동개혁 물건너가나

노사정위, 기간제·파견법 합의 진통

기간제법·파견법 등 비정규직 법안 2개를 둘러싼 노사정위원회의 논의 시한(16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사실상 합의가 불가능할 만큼 의견차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노사에 적절히 혜택을 분배하기 위한 '노동 5법'을 일괄 처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이견으로 노동개혁 자체가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영기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비정규직 쟁점에 대한 합의안 도출은 힘들 것 같고 노사정 각각의 입장을 종합하는 검토 보고서를 만들어 오는 16일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노사정위 논의가 끝나는 16일 5개 법안을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여당은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 직후 "의견 조율이 필요한 비정규직 법안의 경우 노사정위 논의 결과를 입법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노사정위 합의가 힘들어지면서 기존 법안이 그대로 상임위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간제법 개정안은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본인이 원할 경우 2년에서 4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파견법 개정안은 55세 이상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에 파견 허용을 확대하고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파견은 32개 업종을 제외하고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들 기간제·파견법에 대해 노동계와 야당은 "비정규직 양산 법안"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국회 상임위 논의에서도 헛바퀴만 돌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5대 법안의 '패키지 처리'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기간제 연장과 파견 확대 외에 근로시간 단축, 실업급여·산재범위 확대 등을 아우르는 5대 법안은 노사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교히 설계된 것"이라며 "특정 법안만 갖고는 노동개혁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에서 합의가 불발된 비정규직 법안을 놓고 여야도 평행선만 달리면서 19대 국회 내 노동개혁이 물 건너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 법안만 해도 3년 넘게 통과를 못 시키고 있지 않느냐"며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워낙 확고한 탓에 여야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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