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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주요국 중 미국의 뒤를 이어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돼온 영국 중앙은행(BOE)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단 BOE는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동결시키면서 연내 금리 인상설을 잠재운 상태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시장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배턴을 이어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미국에 금리 인상 연기를 거듭 촉구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저조한 물가상승률과 높은 가계부채 리스크를 이유로 영국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영국 경제가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점차 목표치인 2%에 접근해가고 있지만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분명해질 때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있는데다 근원물가상승률도 가라앉은 상태"라며 "물가 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보다 강력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BOE는 기준금리를 0.5%에서 동결하고 양적완화 한도도 현행 3,750파운드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높은 가계부채 수준으로 영국의 일부 가구들은 소득이나 이자율 변동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BOE는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저조한 물가와 높은 실업률을 이유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이어 BOE도 조만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유럽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BOE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크 카니 BOE 총재가 연말연시 무렵 금리 인상 시기가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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