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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글쟁이에 묻다 "당신의 밥상은 어땠나요"

■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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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글쟁이, 그림쟁이 열세 명이 각자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떠올리며 쓰고 그린 책이다. 거창한 이야기만 모은 것은 아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소박하기 짝이 없는 메밀칼쌀두기와 강된장, 호박잎 쌈을 생애 최고의 음식으로 꼽으며, 이 음식들이 외로움 잘 타는 식구들을 한데 어우르고 위로했던 추억을 써내려간다. 역시 소설가인 최일남은 비빔밥과 콩나물의 고장 전주에서 태어난 행운을 내심 자랑하고, 신경숙 또한 어린 시절 한겨울 고구마 꽝에서 꺼내먹던 고구마를 생각하며 유년을 기억한다. 먹는 게 즐거운 일이라고 해서 마냥 행복한 추억만 서리는 건 아니다. '비빔툰'의 작가 홍승우는 아버지가 청국장을 먹지 않는 사연을 공유하고 화가 정은미는 어머니와 함께 초콜릿을 먹으며 불안과 집착, 열정을 다스렸음을 고백한다.

이렇듯 어떤 음식이란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다른 이에게는 울고 웃었던 기억을 담뿍 담은 추억 그 자체다. 매번 반복해 무심코 스치는 한 끼 식사가 새삼 달리 보이는 건 이런 연유 때문일 테다. 소중한 추억을 공유해 준 작가들의 글과 그림을 따라가며 내게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무엇이었는지 기억해 보는 것도 좋겠다. 1만 3,000원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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