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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허공유로 K뷰티 손잡은 아모레·LG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3년 넘게 이어온 화장품 특허 분쟁을 끝내고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국내 업체끼리 치고받은 다툼이 갈무리된 것은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분쟁의 불씨였던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니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진 격이다. 어느 기업이나 핵심기술을 경쟁사와 함께 쓰기로 하는 결정은 쉽지 않다.

자사만 보유한 대표 특허기술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모레퍼시픽이 공유하기로 한 쿠션 화장품 관련 기술은 화장품 선진국이라는 프랑스에서조차 탐낼 정도다. 지난해 이 분야 매출이 9,000억원에 달할 만큼 아모레퍼시픽이 자랑하는 간판급이다. LG생활건강의 치아미백 패치 기술도 마찬가지다. 로열티만 받아도 많은 돈이 되는 특허를 어느 업체가 경쟁사에 선선히 개방하고 싶겠는가.

이런 점만 보더라도 두 업체의 결단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양사 최고경영진은 특허를 놓고 우리 업체끼리 집안싸움을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지속 가능한 상생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요동치고 있다. K뷰티가 부상하면서 미국과 프랑스·일본 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이다.



K뷰티 진원지인 중국에서도 현지 토종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찮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특허 다툼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이런 실정인 업종이 화장품뿐이겠는가. 특허나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을 두고 우리 업체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런 내부 다툼이 계속되는 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 왜 아모레와 LG가 특허공유에 합의했는지를 되새기면 분쟁 해결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아웅다웅하지 말고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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