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 "신격호, 소송 의미 이해하는가"… 법정서 건강문제 제기

회장직 해임 무효소송 첫 심리서

롯데그룹이 경영권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를 제기했다. 신 회장의 소송 당사자 자격을 문제삼으면서 소송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도쿄지방재판소 706호 법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 첫 심리가 열렸다.

심리에서 피고인 롯데홀딩스는 신 총괄회장 법률 대리인이 제출한 위임장의 적법성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장은 "피고로부터 '원고 본인(신격호)이 소송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위임장을 제출한 것 아닌가'하는 이의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오늘은 더 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피고의 이의에 대해 원고측의 반박을 보고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재판기일을 연기했다.



이에 대해 신 총괄회장측 고바야시 히로아키 변호사는 공판 후 기자회견에서 "고령이서서 본인(신격호)의 의사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여러 잡담을 하면서 본인 반응을 확인했다"며 "기억력과 판단력을 포함해 확인을 했고, 괜찮다고 보고 위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임장에 대한 피고측 문제제기가) 시간 벌기인지, 진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회장(신격호)으로선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이사회가 열렸고, 그때 일본에 본인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의견을 말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대표이사로서의 지위를 빼앗겼다는데 대해 크게 화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에는 양측 변호인만 출석했으며, 신 총괄회장과 그의 아들인 신동주·동빈 형제,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 공판 기일은 12월 25일로 잡혔다.

/김능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