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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드라이버샷, 손목·팔뚝 부드럽게… 어깨 최대한 회전
조윤지 어프로치 샷, 러프에선 스윙 전 헤드 살짝 열어야
이정민 아이언샷, 왼발로 지면에 체중 싣고 하향타격
전인지 퍼트, 홀 아닌 휘어지는 점 향해 일직선으로
'구경만 해도 타수 줄일 수 있어요.' 30일 경남 거제의 드비치 골프클럽(파72·6,482야드)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은 최고의 선수들의 샷 대결 무대다. 동시에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레슨의 기회가 된다. 여자 프로골퍼는 스윙이 교과서에 가깝고 헤드스피드나 샷 거리 등이 평균 남성 아마추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동호인들의 경험담이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28일 현재 시즌 상금랭킹 1~4위를 달리며 KLPGA 투어 '빅4'를 이루는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박성현(22·넵스), 이정민(23·비씨카드),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로부터 배울 만한 점들을 짚어봤다. 이번 대회는 SBS골프채널이 30일부터 11월1일까지 매일 정오~오후5시에 생중계한다.
◇'닥공' 박성현(드라이버 샷)=박성현은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버 샷 256.24야드로 투어 1위를 달리며 '여자골프도 호쾌함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박성현의 장타는 빠른 헤드스피드에서 나온다. 신체적으로도 긴팔과 큰손을 가졌다는 강점이 있지만 헤드스피드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동작은 아마추어 골퍼들도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백스윙 때 등이 완전히 타깃을 마주할 때까지 몸통을 회전시켜준다. 이런 동작을 정확하게 취하면 왼어깨가 턱 바로 아래에 오게 된다. 속도 증대를 원할 경우 백스윙 때 충분한 어깨 회전은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다. 손목과 팔뚝은 부드럽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백스윙에서 어깨 회전으로 축적한 파워를 속도로 만들어내는 실질적 부위는 손목과 팔뚝의 작은 근육이다. 이들 부위를 적절하게 움직이려면 어드레스 때 팔과 손목의 긴장을 제거하고 유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다운스윙 때도 손목을 유연하게 유지해야 헤드가 양손보다 뒤로 처진 상태에서 앞으로 유도되고 임팩트 구간 통과 때 헤드가 릴리스되면서 스피드가 빨라진다.
◇'면도날' 이정민(아이언 샷)=2012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자 이정민은 올 시즌 그린 적중률 78.17%로 2위에 올라 있는 대표적인 '아이언 우먼'이다. 크지 않은 백스윙으로도 멀리 정확하게 보내는데 하향타격(다운블로)과 긴 폴로스루를 눈여겨볼 만하다.
다운블로는 멋진 아이언 샷을 완성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정민은 임팩트 순간 손목을 이용해 내려찍듯 가속한다. 볼을 퍼 올려 띄우는 게 아니라 아이언의 헤드가 볼을 먼저 찍듯이 치고 나가야 원하는 거리와 방향대로 보낼 수 있다. 그린에 떨어졌을 때 벗어나지 않고 멈추게 하기 위해서도 다운블로로 쳐야 한다. 다운블로의 비밀은 왼 무릎에 있다. 임팩트 뒤 헤드가 볼 바로 앞 지면을 파고들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운스윙 때 왼발로 지면을 눌러줘야 한다. 체중이 왼발에 실리면서 자연스럽게 헤드의 최저점이 볼보다 앞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다. 임팩트 뒤에도 스윙을 끊지 말고 타깃을 향해 클럽헤드를 1m 정도 일직선으로 그대로 밀어준다는 느낌을 가지면 힘 있는 타구를 만들 수 있다.
◇'마그넷' 조윤지(어프로치 샷)=조윤지는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1~8번홀 8연속 버디로 KLPGA 투어 이 부문 종전 기록을 한꺼번에 2타나 늘렸다. 퍼트도 좋았지만 스코어 메이킹 클럽으로 불리는 웨지 샷의 정교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애를 먹는 상황 중 하나는 그린 주변 러프에서의 어프로치 샷이다. 깊은 러프에서는 그립을 평소보다 견고하게 잡고 가파른 스윙을 만들기 위해 볼은 약간 오른발 쪽에 둔다. 클럽 페이스가 잔디에 의해 닫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헤드를 살짝 연 상태에서 스윙에 들어가는 게 편하고 목표지점도 홀보다 약간 오른쪽으로 설정하기를 권한다. 손목 꺾임은 평소 스윙보다 일찍 가져가 주며 무엇보다 헤드 무게를 느끼며 그대로 클럽을 놓아준다는 느낌으로 임팩트한다.
◇'컴퓨터' 전인지(퍼트)=전인지는 이번 시즌 K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5승을 거뒀다.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도 각각 메이저 1승과 2승을 획득했다. 큰 경기에 강한 면모는 스트로크가 안정돼 있고 생각이 긍정적이라는 증거다. 전인지는 이번 시즌 평균 퍼트 수 29.89타로 1위에 올라 있다.
그린 읽기의 목표는 퍼트가 휘어지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퍼트의 타깃은 홀이 아니라 바로 휘어지는 지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휘어지는 점을 결정했다면 이 지점을 향해 어느 정도의 속도로 굴려야 하는지를 상상해보고 일직선 퍼트를 해주면 볼은 이 지점에서 휘어지기 시작해 홀 쪽으로 굴러간다. 부정적인 생각을 비우고 볼이 홀의 한가운데로 굴러떨어지는 모습을 또렷이 떠올리면 전인지처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거제=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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