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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5에 위치한 '삼성생명 동여의도 빌딩'(사진)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지스는 이달 말까지 잔금을 치르고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지스의 동여의도 빌딩 투자가 눈길을 끄는 점은 최근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빌딩 가치 상승을 위해 저층부를 리테일(상업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동여의도 빌딩은 특히 오피스 공실률이 높은 반면 리테일은 부족한 여의도의 특성을 적절하게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실제 11일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은 17.3%에 달한다.
1993년에 준공된 동여의도 빌딩은 지하 4층~지상 14층, 연면적 1만4,622㎡ 규모이며 1층에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입점해 있다. 이지스는 매입 후 리테일을 4층까지 올리고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동여의도 빌딩 매각을 담당한 김재환 딜로이트 안진 상무는 "여의도 오피스 시장의 경우 현재 공실률이 높고 향후 공급 물량이 많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피스 임대료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건물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나온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금융센터(IFC) 인근에는 상주인구가 상당히 많지만 식음시설이 부족해 점심시간만 되면 직장인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동여의도 빌딩이 사무실과 가까워 평소 실수요자 입장에서 불편을 겪었던 점을 고민한 게 이번 매각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여의도 빌딩의 경우 당초 싱가포르 투자자 아센다스와 하이자산운용 등과도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된 끝에 이번에 매각이 성사됐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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