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현충원에 도착한 건 당초 예상된 시간보다 다소 늦은 오후 4시 50분. 김 전 대통령의 상징과 같았던 상도동 자택을 약 15분 간 둘러보고 김 전 대통령의 기념도서관도 거친 뒤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일찌감치 안장식장에 도착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운구 행렬이 현충원 봉안식장 앞에 도착하자 사전에 도열된 국방부 의장대 10여명은 김 전 대통령의 유해를 받아 안장식 제단으로 옮겼다. 많은 이들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들자 한 유족은 취재진에게 “동생이 가는 길을 담아두고 싶다”고 사진으로 남겨달라는 부탁과 함께 울먹이기도 했다.
오후 5시께 사회자의 알림과 함께 안장식은 시작했고, 조문객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묵념으로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현철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정의화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하얀 국화꽃을 영정 사진에 바치는 헌화식이 이어졌고, 이때 맨 앞 열에 앉은 현철씨는 줄곧 감정을 억누르듯 보였다.
헌화가 끝나고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하관을 위해 의장대와 함께 묘역장으로 자리를 옮겨졌다. 이어 고명진 수원 중앙침례교회 목사가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기리는 부활대망예배를 집전한 가운데 흙으로 관을 덮은 허토의식이 진행됐다. 고 목사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는 시편의 구절을 옮기며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다시 한 번 기렸고, 참석자들이 찬송가를 부르자 현철씨는 줄곧 참았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일부 참석자들도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어 무덤 모양을 만드는 성분을 거쳐 의장대의 조총 발사, 묵념, 폐식의 순으로 김 전 대통령의 안장식은 막을 내렸다. 한편, ‘국민 통합’이라는 고인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탓인지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고문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등 동교동계 인사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끝까지 함께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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