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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진 글로벌피스파운데이션(GPF) 의장은 8일 "통일 준비에 있어 성공적인 경제 개혁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이를 위해 금융시장의 혁신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광복 70주년 기념, 글로벌피스 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 정부는 금융기관이 자기자본을 훨씬 더 경쟁력 있게 만들고 세계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문 의장은 통일 철학을 다룬 자신의 저서 '코리안 드림'에서 "남북한의 평화통일은 한민족 자체는 물론 동북아시아와 나아가 세계 인류가 번영·공존, 그리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인류사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서술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다음은 문 의장 기조연설 요약.
"해방 70주년을 맞아 이곳 서울에서 제1회 글로벌 피스 경제포럼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 회의의 주제는 통일한국을 위한 21세기 경제모델건설입니다. 한반도에는 통일이 가능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코리안 드림'에서 그 변화들을 언급했고 냉전시대의 패러다임을 초월하는 새 처방을 제시했습니다.
통일 준비에 있어서 성공적인 경제개혁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관 주도와 재벌중심의 진부한 경제 패러다임은 역동적인 모델로 대치돼야 합니다. 한국 경제가 정체돼 있고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오히려 청년 실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바로 정실 자본주의와 그로 인한 반기업 정서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관련 법과 규제를 간소화하고 재벌 중심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자본창출'에 참여할 때 한국의 경제성장 엔진이 현재 수준을 초월해 돌아갈 것이며 남북한 모두에게 필요한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할 것입니다.
경제개혁과 새로운 경제패러다임 구축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융시장의 혁신과 규제 완화에 있습니다. 정부정책 지원을 받는 금융기관들은 초과 자금을 묵히지 말고 새로운 성장과 기회를 위해 투자해야 합니다. 장기적 차원에서 한국의 생존과 성장은 한국 금융이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그것을 한국에 어떻게 접붙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관료주의적이고 위험감수를 싫어하는 한국 금융기관들은 국내외의 기회와 자본을 효율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미국과 유럽은 성장기회들을 자본화하는 데 뛰어납니다. 그들은 언제나 안전하게 운용되고 있는 현재 시장과 상황 너머를 주시하고 제약과 한계를 넘기 위한 방법들을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저는 2008년부터 파라과이에서 GPF재단과 최고의 싱크탱크를 창설해 국가적인 변혁을 이끌었습니다. 2000년대 초 외국자본이 투자하기에 가장 불안했던 나라가 지금은 가능성이 상당한 미개발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 금융기관과 파라과이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때마다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들은 가치의 확대보다 평범한 안전을 선택하기 때문에 과감하지 못하며 분명한 기회를 자본화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금융기관이 자기자본을 훨씬 더 경쟁력 있게 만들고 세계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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