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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영화 '깜짝 흥행'

검은 사제들·이터널 선샤인 11월 비수기에도 관객 몰려

비수기로 분류되는 11월 극장가에 영화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흥행작들의 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정 마니아들만 찾던 장르로 분류되던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과 이미 10년 전 개봉해 IPTV 등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깜짝 흥행의 주인공들이다.

17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국영화 '검은 사제들'이 개봉 11일째인 16일 363만 명의 관객 동원을 했다. 개봉 첫날 834개 스크린을 확보했던 영화는 개봉 2주차로 접어든 현재 1,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하고 있으며 예매율에서도 여전히 1,2위를 다투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강동원 등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작은 영화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개봉 전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영화가 크게 흥행하기 어려우리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공포물에 대한 국내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데다 천주교 사제들의 엑소시즘(악마를 쫓는 의식)이라는 극히 서양적인 소재를 다루는 상업 영화라는 점에서 흥행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예상을 뒤엎고 빠른 속도로 관객 수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5일 10년 만에 재개봉한 로맨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성공은 더욱 눈에 띄는 현상이다. 16일 기준 누적 관객 수가 14만 7,682명으로 2005년 개봉했을 때의 총 누적 관객 수 16만 8,691명을 바짝 따라붙었다. 애초 56개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한 영화는 개봉 2주 차인 현재 상영관을 69개로 늘렸다.



업계는 비슷비슷한 상업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피로감이 커진 게 최근의 깜짝 흥행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나온 한국 영화 대부분이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남성 액션 중심의 스릴러 혹은 누아르"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 주목받고 있는 '검은 사제들'이나 '이터널 선샤인', '더 랍스터' 같은 영화는 색다름을 갈구하던 관객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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