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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수능] 국어·수학 작년보다 어려워 만점자 비율 줄 듯

출제 경향 분석

2016 수능 준비
2016년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의 한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 직전까지 연습 문제 풀이에 열중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 수능과 6·9월 모의평가보다 난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수능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줄고 상위권 학생들 간의 변별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A형과 B형의 만점자 비율은 각각 1.37%, 0.09%였다. 하지만 최근 '쉬운 수능' 출제 경향이 반영되면서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A형과 B형의 만점자 비율이 각각 6.12%, 1.29%로 크게 늘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수능을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모의평가보다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국어 영역은 어려운 지문이 다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14~15개 문항이 출제된 '독서'의 경우 물리학과 철학 지문이 상당히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B형의 경우 중력·부력·항력 등 여러 힘과 관련된 물리학 지문이 나와 사전 지식이 없다면 문제 풀이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A형 역시 '돌림힘' '애벌랜치 광다이오드' 등 어려운 개념의 지문들이 출제돼 지문 읽기에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5개 문항이 출제된 '문학'은 비교적 쉬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학생들이 주로 어려워하는 현대시와 관련해 박남수의 '아침 이미지 I', 김기택의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등 교과서에 두루 실린 작품이 나와 생소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입상담교사단 소속인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이과생들이 주로 치르는 국어A형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6·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려운 수준"이라며 "하지만 최고 난도의 문항은 없었고 화법과 작문 영역이 상당히 쉬워 EBS와 연계되지 않은 문제들도 무난하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 역시 "지난해 국어B형이 상당히 어려웠는데 올해는 이보다 쉽게 출제됐다"며 "철학과 물리학을 다룬 독서 지문이 난도가 높기는 하지만 문학이 상대적으로 쉬워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만점자 비율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A·B형의 만점자 비율은 각각 2.54%, 4.3%였다. 수학B형은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밀려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하지만 이번 수능에서는 난도가 높아져 만점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이 어려워진 것은 단순 계산 문제가 줄고 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학A형에서는 상용로그의 가수의 성질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등차수열의 뜻을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항 등이 출제됐다. 특히 삼차함수와 관련된 21번 문항, 다항함수와 관련된 28번 문항, 함수와 추론을 다룬 30번 문항 등은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다. 수학B형 역시 도형의 성질을 이용해 삼각함수와 지수함수의 극한값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정적분을 활용해 회전체의 부피를 계산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 등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특히 곡선과 직선 방정식을 통해 좌표를 구하는 21번 문항은 공식만 암기하면 풀기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소속의 김태균 충남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에는 아주 쉬운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들이 전반적으로 시간 여유를 갖고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수능은 단순 계산 문제가 적어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들도 검산을 못할 정도로 시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 당시 만점자 비율은 3.37%로 1문제만 틀려도 2등급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이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영어는 EBS 연계율이 73%가량됐지만 지난해와 달리 지문을 그대로 연계하기보다는 소재와 핵심 개념만 차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들이 까다로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가 4문제 가운데 2문제만 EBS와 연계돼 체감난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까다롭지 않아도 중위권 이하 학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빈칸 추론 문제의 난도가 높아져 학생들이 어려워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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