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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유난동당, 물 아껴 쓰기-최계운 K-water 사장


재난과 재해는 이를 해결하고 극복할 때에만 지속 가능한 삶을 보장한다. 따라서 제때에 적절한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대증요법식의 단기대책과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장기대책이 함께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충남 서부 지역의 가뭄은 실제적이고 가장 가까이 있는 재난이다. 이러한 재난은 무엇보다 당장 적용할 수 있고 효과도 큰 대책을 필요로 한다.

대표적인 단기대책이 바로 물 아껴 쓰기, 절수운동이다. 충남 서부 지역의 수돗물 사용량을 20% 줄이면 보령댐에 매달 93만㎥의 물을 비축할 수 있다. 문제는 실생활에서 물 절약을 실천하는 일이다. 물을 사용하는 패턴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이다. 요리하고 빨래하고 씻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의 어느 과정에서도 물 사용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아낀다 해도 편리하고 익숙한 삶과의 결별에 비해 내가 아낀 몇 ℓ의 물값이 하찮게 느껴질 수 있고 그 정도로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수십, 수백만이 뭉쳐 물 절약을 실천하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백만명이 각자 하루 10ℓ씩 아껴 쓸 경우, 한 달이면 30만㎥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윤리다. 유복동향 유난동당(有福同享, 有難同當), 복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함께 해결하라고 했다. 편리함과 깨끗함을 추구하는 나의 이기심이 이웃의 생계마저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을 아껴 쓰려면 무조건 덜 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목욕 대신 샤워하고 샤워 시간부터 줄이자. 세수나 양치질은 물을 받아서 빨래는 모아서 하자. 양변기는 절수형 변기로 바꾸거나 페트병을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용했던 물을 다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장실이나 화분 등에 쓸 수 있다.



새는 물을 막아야 한다. 안 그래도 모자란 물이 쓸데없이 새나가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다. 수돗물 누수는 경제·사회 등의 모든 면에서 큰 손해다. 누수량이 많거나 수압이 높아 수도관 파손 등이 우려되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정비해 수돗물이 새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물은 공공재이다. 따라서 누구나 건강한 물의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바로 양보와 배려다. 내가 사는 지역에 우리 집 수도꼭지에 물이 콸콸 나온다고 마구 쓰는 것은 권리의 향유가 아니라 의무의 해태이다. 가뭄이 심각한 지금은 더욱 그렇다. 비록 가뭄으로 쓸 수 있는 물이 적어도 서로 아껴 쓰면 함께 오래 쓸 수 있다. 한정된 물을 몇 사람이 마음껏 쓰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조금씩 나눠 쓰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 생활 속 물 절약의 실천이야말로 가뭄을 이겨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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