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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YG엔터테인먼트 등 대중음악계 '주류' 기획사들이 힙합·인디밴드 등 '비주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이돌·걸그룹 위주의 대중음악 시장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힙합·인디밴드 등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들 대형기획사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비주류 레이블(음반사) 입장에서도 대형 기획사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대형기획사들의 이러한 세력확대가 오히려 인디음악 마저 획일적인 줄세우기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J E&M·YG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이 힙합·인디밴드 레이블 등에 대한 인수 및 지원을 늘리고 있다. CJ E&M의 음악사업 부문은 최근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밴드3'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CJ E&M는 톱밴드3에 출연하는 밴드들의 음원 제작·유통은 물론 관련 음악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개발한다.
CJ E&M의 한 관계자는 "'쇼미더머니' 등 방송 프로그램의 음원을 히트시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인디·록 밴드 음악의 저변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톱밴드3는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를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1년 시즌 1, 2012년 시즌 2를 거치며 톡식(TOXIC), 장미여관 등을 발굴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CJ E&M은 래퍼 팔로알토가 대표로 있는 힙합 레이블 '하이라이트레코즈'를 인수했다. 힙합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자 보다 적극적인 협력의 형태인 기업인수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하이라이트레코즈에는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4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팔로알토를 비롯해 비프리·허클베리피·레디·지투 등이 소속돼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인디 레이블을 설립하며 적극 지원에 나선 경우다. 그룹 에픽하이의 멤버 타블로에게 힙합 레이블 '하이그라운드'를 맡긴 것. 하이그라운드는 지난 3월 설립됐으며, 현재 에픽하이·혁오 밴드·코드 쿤스트·다이노 등이 소속돼 있다. 특히 혁오 밴드는 MBC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하면서 인디 밴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스타덤에 올랐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힙합 레이블 '스타쉽엑스'를 설립하고 정기고·주영 등을 영입하며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다만 대형 기획사의 힙합·인디밴드 영입 등 움직임이 오히려 음악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주류' 기획사로 편입되는 순간 대중이 지지했던 '인디 정신'에서 멀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에서 독립적인 음악 활동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결국 인디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색깔을 잃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인디 음악마저 기획에 의한 획일적인 음악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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