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함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저울질해온 영국중앙은행(BOE)이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예상 밖의 입장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중국 인민은행, 일본중앙은행(BOJ)에 이어 BOE도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간다는 비둘기파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연준만 이르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돼 미국이 금리정책에서 주요국들과 달리 홀로 탈동조화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BOE는 전날부터 이어온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동안 매파 성향을 보여온 BOE가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상 테이프를 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신중 모드로 급선회한 것이다. FT는 회의를 지켜본 경제 전문가들이 BOE가 내년 중순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고 일각에서는 첫 금리 인상 시기가 오는 2017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의 폴 디글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이 다시 한번 기각됐다"며 "BOE의 이번 발표는 이제까지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했다.
BOE의 금리정책 변경은 마크 카니 총재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영국 가계의 3분의2는 금리가 향후 1년 이내에 인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는 합리적인 기대이기는 하나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카니 총재가 이날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에 이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뚜렷한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됐었다.
BOE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미룬 것은 중국 등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BOE는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지난 8월에 비해 세계 경제성장세가 둔화됐고 더 악화할 위험이 있다"며 "특히 중국의 성장둔화가 다른 신흥시장으로 확산돼 전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을 억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달리 경제규모가 작은 영국이 신흥시장 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준금리 인상을 미루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OE는 그동안 '연준의 가늠자'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연준과 금리정책에서 같은 방향을 고수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제히 통화완화 정책에 돌입한 선진국 중앙은행 중 BOE가 가장 빨리 긴축으로 방향을 틀면 다음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BOE는 이번 발표로 ECB, 중국 인민은행, 일본은행과 함께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홀로 기준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컨퍼런스에 참여해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인상 결정이 지속적으로 굳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전날 옐런 총재에 이어 또 한 명의 주요 연준 관계자가 빠른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했다면서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BOE는 전날부터 이어온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동안 매파 성향을 보여온 BOE가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상 테이프를 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신중 모드로 급선회한 것이다. FT는 회의를 지켜본 경제 전문가들이 BOE가 내년 중순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고 일각에서는 첫 금리 인상 시기가 오는 2017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의 폴 디글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이 다시 한번 기각됐다"며 "BOE의 이번 발표는 이제까지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했다.
BOE의 금리정책 변경은 마크 카니 총재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영국 가계의 3분의2는 금리가 향후 1년 이내에 인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는 합리적인 기대이기는 하나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카니 총재가 이날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에 이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뚜렷한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됐었다.
BOE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미룬 것은 중국 등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BOE는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지난 8월에 비해 세계 경제성장세가 둔화됐고 더 악화할 위험이 있다"며 "특히 중국의 성장둔화가 다른 신흥시장으로 확산돼 전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을 억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달리 경제규모가 작은 영국이 신흥시장 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준금리 인상을 미루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OE는 그동안 '연준의 가늠자'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연준과 금리정책에서 같은 방향을 고수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제히 통화완화 정책에 돌입한 선진국 중앙은행 중 BOE가 가장 빨리 긴축으로 방향을 틀면 다음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BOE는 이번 발표로 ECB, 중국 인민은행, 일본은행과 함께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홀로 기준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컨퍼런스에 참여해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인상 결정이 지속적으로 굳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전날 옐런 총재에 이어 또 한 명의 주요 연준 관계자가 빠른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했다면서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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