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축계에서 매우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돼 큰 영광입니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재직하던 기간의 업적을 통해 개인적으로 상을 받은 만큼 연구소 구성원들과의 공동 수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한편 앞으로도 건축계에 헌신적으로 봉사해야 할 것으로 여겨져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선정한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수상한 제해성(사진) 전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아주대 건축학과 교수)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제 교수는 미국 MIT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지난 1987년부터 아주대학교에서 25년간 후학 양성 및 도시와 건축 설계 연구에 힘써왔다. 그 동안 아주대 공과대학장,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총괄기획가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2012년 9월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해 지난달까지 건축 및 도시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제도 연구에 기여해 왔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는 국무총리실 산하 국내 최초의 건축도시 전문 국책연구기관으로 건축기본법, 건축법, 경관법,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 등 국가 건축의 큰 그림을 제시하고 국가 정책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제 교수는 "연구소 재직기간 동안 가장 크게 염두에 둔 것은 국책연구소 본연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도록 정책 기여도를 강화하는 것"이었다며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라는 특성을 살린 연구를 통해 사회 현안과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 교수의 재직기간 동안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다수의 건축 관련 법률이 제정됐다. 이 외에도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국가한옥센터 △국가공공건축지원센터 △도시재생지원기구 △녹색건축센터 등 법정지원기구로 지정되어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 것도 의미가 있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제 교수는 건축계에 대한 애정 어린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건축계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건축산업이종합적인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건축서비스 산업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제 교수는 "제대로 된 서비스는 건축 기획과 설계부터 시작하는데 이 분야에 대한 사회경제적 보상이 매우 낮기 때문에 서비스 수준도 낮은 상태"라며 "건축계가 이러한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최저가 발주제도를 개선해 제값 받는 사회가 되도록 꾸준한 정책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연구소 임기를 마치고 다시 아주대 건축학부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건축문화와 건축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놓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좋은 건축은 국민들을 편안하고 자랑스럽게 해주는데 아직 우리나라 건축물과 공간 환경은 서구와 비교하면 많이 미흡하다"며 "건축인들이 편안하게 전문성을 발휘하면 좋은 건축, 건강한 도시가 태어나는 제도적인 상황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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