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혁신연구단지협의회(UKSPA)에 따르면 서리혁신단지와 같은 사이언스파크의 공실률은 0%대에 달할 정도로 최고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다. 규모도 엄청나게 늘었다. 혁신연구단지는 1982년 창설 당시 2개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104개에 달한다. 지난 한 해만 7개의 연구단지가 새로 생겨났다. 이들 연구단지에 입주한 기업은 총 4,096개이고, 단지에서 만들어낸 일자리는 7만 5,000여개에 달한다. UKSPA 관계자는 “성공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혁신단지에 입주하려는 기업들이 줄을 서 있다”며 “대부분 공실률이 0%대이다 보니 추가 확장을 검토하고 있는 혁신단지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런던 근교일수록 그린벨트에 묶인 곳이 많아 확장 과정에서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가 큰 이슈”라고 했다. 실제 케임브리지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역시 최초에는 28만여㎡ 규모로 계획했지만, 추가적으로 축구장 2개 넓이에 달하는 8만여㎡를 확장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기도 했다.
혁신단지는 또 런던 집중화를 크게 완화하고 있다. 잘 나가는 기업일수록 런던 도심(Inner London)으로 몰렸던 이전 추세와는 다르게 점점 지역의 혁신단지를 찾아 ‘탈 런던’ 러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의 창조경제혁신단지가 성공할 경우 경제지형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 지 유추 가능한 대목이다. UKSPA 관계자는 “혁신연구단지가 대부분 대학을 중심으로 런던 교외에 입지해 교통, 물가 등에서 런던보다 살기가 좋다”며 “인재들도 런던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임상의학 과정을 밟고 있는 조안나(24)씨는 “졸업 후 직장을 구하려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 사람당 평균 10개까지도 일자리 오퍼를 받는다는 얘기가 돈다”며 “졸업하고 런던으로 떠나 일하던 과거와 달리 런던에서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까지 지역의 혁신연구단지로 몰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정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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