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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G20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크다

세계경제 불확실성 제거할 국제공조 선도적 제안해야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이달에는 유난히도 주요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중요한 국제회의가 많다. 주요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등이 연달아 개최된다. 급변하는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경제·안보 정세를 감안할 때 APEC과 아세안+3 정상회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만연하는 가운데 우리 수출이 급감하고 경제전망마저 어둡다 보니 유난히도 G20 정상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출범한 G20 체제는 당시 위기극복에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이후에도 줄곧 세계 경제협력의 최상위 포럼의 위치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환율·금융규제·개발 등 세계 경제의 민감하고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올해도 세계 G20 정상과 6개 초청국가 정상 및 7개 국제기구 수장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청년 실업률, 교역 증가율 감소,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당면한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신흥국의 성장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는 복합적인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글로벌 경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음은 물론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뿐 아니라 해외 투자은행들, 그리고 최근에는 국내 연구기관들까지 경쟁하듯이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세계 경제불황에 더해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은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까지 떨어뜨려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5.8%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2011년 이후 지속해온 무역액 1조달러 달성 행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가장 절실한 문제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다. 이 문제를 논의할 가장 적합한 곳이야말로 전 세계 주요 선진·개도국 정상들이 모두 참여하는 G20 정상회의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한 국제공조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행동계획 마련을 우리가 선도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세계 교역 증가율이 감소하는 상황에 대한 G20의 강력한 역할도 주문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또 하나의 의제는 단연 기후변화 재원 마련에 대한 G20 차원의 대응이다. 올해 의장국인 터키가 기후변화 재원을 G20 의제에 포함하면서 G20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부각된 것은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선진국 기금을 활용해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돕는 녹색기후기금(GCF) 본부를 인천 송도에 유치한 바 있다. 최근 GCF 이사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한 8건의 첫 사업을 승인해 그 사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인지라 GCF 재원의 안정적 확보는 글로벌 차원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외에 이번 회의에서는 무역·에너지·고용 등 다양한 주요 이슈들이 논의된다. 우리 경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G20 정상회의에 정부는 물론 기업·학계에 이르기까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 좋은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채욱 경희대 국제대학원 명예특임교수·KIEP 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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