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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규제 개혁하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 세계 4위로

우리나라가 세계은행(WB)이 선정한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역대 최고인 4위를 기록했다. 올해 성적표는 주요20개국(G20) 가운데 제일 높은 것으로 싱가포르·뉴질랜드·덴마크 다음이며 미국(7위)·일본(34위) 등을 훌쩍 제쳤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세계 4위까지 오를 정도로 기업 하기가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당장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달 평가한 우리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6위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내놓은 순위는 25위다. WEF는 당시 우리의 금융시장 성숙도를 87위로 매겨 우간다(81위)보다 뒤처진다는 평가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의 국가경쟁력이나 기업환경은 평가척도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뿐이지 실체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WB의 4위 평가 역시 그런 차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대목은 평가에서 노동과 규제 등의 항목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한국 특유의 강성 노조, 낮은 고용 유연성, 기업활동을 얽어매는 각종 규제 등이 평가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역으로 기업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이들 분야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기업 하기 좋은 나라 4위는 물론 그 이상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주지하듯 외국 기업이 국내 진출을 검토하다가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노동환경이다. 정부가 4대 개혁 중에서 노동개혁을 가장 절박하게 인식하고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경쟁력 향상에 정치권, 특히 국회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규제 완화 또한 역대 정권이 예외 없이 실천에 옮기려 했지만 전혀 개선되는 기미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쳐부숴야 할 원수이며 암 덩어리"라고까지 강경한 어조로 비판하며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노동과 규제개혁이야말로 국가경쟁력 향상의 지름길임을 이번 평가는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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