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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8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송년 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2015년을 '만족감'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대표팀은 올해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차례 A매치에서 16승3무1패를 기록해 연간 최다승 역대 2위를 찍었고 17경기는 무실점으로 막아 역대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4개월을 돌이켜보면 생각했던 정도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들 수 있는 상황이고 오는 2016년에는 더 높은 수준의 팀들과도 싸워야 하지만 올해 좋았던 부분을 내년에도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강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우리의 경기 철학인 수비 진영을 올리고 공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부분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자리에서 평소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던 사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내와는 18세 때 처음 만나서 22세에 결혼했는데 39년간 내 곁을 지켜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한 그는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자주 즐겨 먹는 게 숯불구이다. 한우가 워낙 맛있기 때문에 즐겨 먹는데 맥주나 와인과 같이 먹어야 더 맛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돈을 좇아서 뛰지 말고 축구를 좋아하면서 공을 보고 뛰어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사실 어린 친구들보다는 부모나 에이전트들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하며 "돈을 따라 뛰다가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낙오한 선수들을 여럿 봤는데 역시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공을 보면서 뛰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를 제의받았을 때부터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웠다"고 밝힌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이재성이 그랬듯이 2016년에도 젊은 선수들의 발전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또 "사실 축구보다 중요한 건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지내는 것"이라며 "내년에도 건강하고 좋은 모습으로 다시 뵙겠다"고 한국 팬들에게 덕담과 인사를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6일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 23일에는 축구의 날 시상식에 참석한 뒤 24일 스페인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새해 1월 귀국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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