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조 회장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대주주란 점을 이용해 회사를 사적 소유물로 전락시켰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형을 요청했다. 또 횡령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장남 조현준(46) 사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 원을 구형했다. 구형 이유로는 조 사장이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질렀고, 수사 과정에서 핵심 참고인에게 현금을 교부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점을 꼽았다.
검찰은 “재벌그룹인 효성그룹의 총수인 조 회장이 황제적 그룹 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주요 임직원들과 함께 일으킨 조직범죄”라며 “회사도 엄청난 부실을 털면서 오너 가족의 제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효성이 압수수색을 앞두고 하드디스크를 파기하거나 법정에서 스스로 증언을 바꾸고 증인을 압박·회유하는 등 조직적 수사방해를 했다며 “비뚤어진 황금만능주의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분식회계·횡령·배임·위법 배당 등 7,939억 원의 기업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된 조 회장이 조세회피처 등에서 페이퍼컴퍼니 수십 개를 운용하고, 기계 설비 수출 금액을 부풀려 비자금을 형성하거나 분식회계를 통해 차명재산을 조성,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개인 소유의 페이퍼컴퍼니에 회사 해외 법인 돈을 빌려주고, 회계상 변제 처리하는 방식으로 만든 자금 등을 개인 채무 변제와 지분 매입 등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조 회장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년 1월 8일이다.
/안현덕기자 alwa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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