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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천문학적 투자를 바탕으로 '퀀텀리프(quantum leapㆍ폭발적 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존 전통 제조 분야에서 탈피해 이른바 대규모 연구개발(R&D)을 통한 첨단기술 굴기에 나선 것이다.
6일 중국 국무원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시진핑 정부는 앞으로 5년간 경제성장의 청사진인 13차5개년계획(13ㆍ5계획)에 항공기 엔진에서 '양자수송현상(quantum transport)'에 이르는 최첨단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R&D 투자를 전면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은 "이 프로젝트는 중국이 전략적 기술 분야에서 외부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뇌과학, 심해기술, 스마트 제조 및 로봇 등도 이 프로젝트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FT는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단순한 기술 이전이나 모방이 아니라 자체 기술을 개발해 중국 제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 혁신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국은 화웨이·ZTE 등 스마트폰 제조업들과 알리바바ㆍ텐센트ㆍ바이두 등 인터넷 기업들이 세계적 혁신기업의 반열에 들어서 중국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퀀텀리프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R&D굴기와도 차이가 있다. 기존 R&D굴기가 막강한 위안화 파워를 앞세워 기술을 사들이고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비중을 뒀다면 퀀텀리프 프로젝트는 중국 자체 기술개발과 상용화로 첨단 분야에서 '차이나 스탠더드'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중국공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R&D 투자는 1조3,312억위안(약 238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9%에 달한다. GDP 비중으로는 세계 2위 규모다. 맥킨지는 "R&D 투자에 해외 기술 구입 등이 포함돼 의심이 되기는 하나 중국이 첨단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퀀텀리프의 가시적 출발점을 최근 중국이 자체 기술을 개발해 선보인 대형 여객기 C919로 지목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서방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항공산업에 던진 중국의 도전장은 중국의 자체 기술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또 베이징대·칭화대 등 각 대학의 창업 열풍도 중국 정부가 바라는 자체 첨단기술 개발과 상용화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13·5계획과 제조업 혁신 프로젝트인 '제조업 2025'를 주도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샤오캉(小康·중산층)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강국이 돼야 한다"며 "정보통신기술(ICT)·우주항공·로봇·바이오 등 10대 전략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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