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대 총선을 향한 시간이 채 6개월도 안 남았지만 정치권은 게임의 룰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합은 다가오는데 체급 구분 방법이나 출전선수 선정 방법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결전의 날을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서울경제신문이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군의 준비 상황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내년 총선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경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먹고살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해줄 수 있는 당과 인물에게 표를 주겠다는 국민들이 많다.
경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경제전문가 정치인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치권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당의 출마 요구를 비롯해 본인의 재도전 의지도 강하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때 수원 영통에 전략공천을 받았다가 낙선한 임태희 전 새누리당 의원은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경기 성남분당을에서 재기를 노린다. 재무부·재정경제원 등을 거쳐 3선 의원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임 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분당에서 준비 중이기는 한데…(출마 선언 등은) 나중에 얘기하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출마 여부에 확답은 하지 않으면서도 "옛날에는 의식주였지만 지금은 교육·일자리·주거의 '교직주(敎職住)'가 중요한 문제"라며 나름의 정책 대안도 제시하는 준비된 일꾼론을 강조했다. 임 전 의원은 분당을에서 현역인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과 당내 경선을 벌이거나 지역구가 분구될 경우 해당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서산·태안 지역 여론조사에서 1등을 차지했지만 각종 비리 의혹으로 새누리당 공천이 취소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명예회복을 위한 재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 정부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출마 예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산 지역을 노린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3년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던 조재정 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현 새누리당 환경노동수석전문위원)도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경제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야권에서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경제인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진표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한 후 지역구였던 수원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새정연의 한 관계자는 "정책·전략적으로 훌륭한 분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당에서 해주실 일이 많은 분이다. 다음 총선에서는 꼭 돌아오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던 이용섭 전 의원의 복귀 여부도 관심이다. 이 전 의원은 관세청장, 국세청장, 건설교통부 장관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야권의 대표 경제통이다. 이 전 의원은 7월 사단법인 한반도미래연구원 원장직을 내려놓고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출마 선언 시기를 질문하자 "예산정국은 끝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오는 12월쯤 출마 선언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전 지역구인 광주 광산을에는 지난해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권은희 새정연 의원이 있지만 이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해운대에서 야권 후보로 출마가 점쳐진다. 지난해 부산시장에 도전했다가 낙마한 오 전 장관은 최근 부산을 찾은 안철수 의원과 만나는 등 정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