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핀테크를 통한 금융혁신의 가장 큰 물결은 P2P(Peer to Peer, 개인 대 개인)금융으로 일컬어지는 크라우드펀딩 분야가 아닐까 싶다. P2P금융은 여러 명의 투자자가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 또는 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온라인 금융 직거래다.
올 한해 8퍼센트 같은 P2P대출 핀테크 회사들은 1금융권에서 대출기회를 얻지 못해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에서 25~30%가 넘는 금리를 부담해야 했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금리(5~15%) 대출시장을 개척했다. 하지만 P2P금융으로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합리적인 중금리 시장을 완성하는 데는 몇 가지 선결조건이 있다.
첫째, P2P금융사들은 중금리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자정활동을 벌여야 한다. 단기간에 급속도로 커진 국내 P2P금융업계에는 벌써 60개가 넘는 업체들이 생겨났다. 최근에는 'P2P' '크라우드펀딩'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유사업체까지 난립하고 있다. 이에 P2P금융업계 대표 7개 업체는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를 결성하고 질적 성장과 건전한 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 중금리 시장의 성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배려와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미국·영국 같은 금융산업의 본고장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수백조원 규모의 P2P 대출시장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9조원 규모로 상장에 성공한 미국 렌딩클럽(Lending Club)의 경우 시장의 성장을 미 정부가 일정 기간 지켜본 후 제도권으로 편입시켰다.
셋째, 시장 발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다. 중금리 금융은 필요성을 누구나 공감하는 시대의 과제이며 명제이다. 과연 최근에 등장한 P2P금융사들이 시장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될 것인가, 기존 금융시장을 혁신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약하는 메기가 될 것인가. 먼저 후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금융혁신의 물결 사이에서 따스한 응원과 지원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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