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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한국 기업을 겨냥한 공격적 투자에 나설 태세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개인용컴퓨터(PC) 침체, 스마트폰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첨단 메모리반도체를 일본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론은 지난 2013년 인수한 엘피다메모리의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 1년간 1,000억엔(약 8억3,000만달러, 1조원)를 투자해 최신 설비를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또 2016회계연도 2·4분기(6~8월)까지 58억달러를 생산센터와 연구개발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올 2·4분기에 비해 40%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 투자는 주로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에 집중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D램 투자의 상당 부분은 히로시마 공장의 16㎚(나노미터) 공정체제를 갖추는 데 투입된다. 16㎚ 공정은 현재 가장 앞선 반도체 기술이다.
각각의 공장 설비는 50~60억엔의 투자가 소요된다. 마이크론은 이미 올해 8월 말까지 히로시마 공장 설비 확장에 1,000억엔을 쏟아부은 바 있다. 마이크론은 미국과 일본·대만 등에도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16㎚ 공정은 현행 20㎚ 기술보다 단일 실리콘 웨이퍼로부터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생산성이 20~30%가량 높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D램 생산을 위해 이 설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경기변동에 민감하다. 현재 반도체 가격은 PC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바닥을 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마이크론이 시장 침체기의 대규모 투자로 반전을 꾀하는 한편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두 업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D램 시장에서는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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