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전 11시 50분께 울산 북구 신천동의 한 철길에서 경주경찰서 내동파출소 소속 이모(58) 경위와 사건 관계자인 김모(17)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함께 있던 김모(46) 경사는 다리 부위 부상을 입었다.
이 경위는 이날 오전 10시께 경주 불국사역 인근 여관에서 “객실에 물을 뿌리며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김 경사와 함께 출동해 난동을 부린 김군을 제지했다. 정신이상자로 추정되는 김군의 부모와 통화한 경찰은 “기차만 태워 달라”는 부탁으로 불국사역에서 승차권을 산 후 대기했으나 여기서도 난동을 부려 직접 순찰차를 타고 울산 북구 호계동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울산이 집이라고 한 말도 거짓으로 경찰은 김군을 울산 호계역으로 데려가 열차에 태우려 했다. 하지만 사고 지점에 다다랐을 때 김군은 “소변이 마렵다”며 내렸고, 곧바로 “집에 가기 싫다”며 철길에 달려가 누워버렸다. 이 경위와 김 경사는 김군을 철길에서 구조하려다 달려오는 화물열차에 치였다.
이 경위와 김군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김 경위는 발가락 절단과 다리 골절상을 입었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밝히기 위해 김 경사와 열차 기관사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순찰차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있다.
사망한 김군은 자폐 증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연고는 울산이 아닌 서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군은 지난 19일 수원역에서 대구역으로 이동한 행적이 있으나 전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망한 이 경위는 정년을 3년 가량 남겨뒀으며, 아내와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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