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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제2공항을 건립하기로 한 것은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제주도 항공 수요가 비행기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제2공항을 짓게 되면 4,500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어 오는 2035년 이후까지 안정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320만명으로 현재 수용 가능 인원(2,500만명)에 거의 도달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지난 6월 터미널 증축 등 단기대책을 시행해 수용인원을 3,000만명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제주공항 이용객이 3,21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했고 이번에 제2공항 건립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서훈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과 저가항공(LCC)의 활성화로 제주도의 항공 수요는 2035년 4,549만명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4,500만명가량의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제2공항 건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제2공항 건립과 관련, 기존 공항은 연간 2,000만명, 제2공항은 2,500만명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다. 다만 국제선 업무를 두 개의 공항에 분산할지, 아니면 한 개의 공항이 전담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신산리 일대가 입지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항공 영역, 환경 파괴, 주민 피해, 기상상황 등 모든 요소를 검토한 결과 최적의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제2공항의 후보지는 30여곳에 달했다. 국토부는 '합격 또는 불합격' 방식으로 여러 조건을 검토한 결과 최종 4곳이 후보지로 남게 됐다. 서 실장은 이에 대해 "제주공항 인근 김녕리, 서귀포 위미리 등 다른 최종 후보지와 비교해 신산리 지역의 장점이 많았다"며 "신산리는 기존 제주공항과 항공영역이 중첩되지 않는데다 환경 파괴 우려가 크지 않고 거주민이 적어 소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2공항 부지로 결정된 지역은 성산읍 신산리, 온평리, 난산리, 고산리에 걸쳐 있으며 기존 공항과 약 80㎞ 떨어져 있다. 제주 전 지역에서 최대 1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제주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담화문에서 "제2공항 건설은 제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며 "제주 경제성장의 결정적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후손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제2공항을 건립하게 되면 완공 이후 3년 뒤에 5,208억원, 5년 뒤에 4,335억원 등 7년간 약 2조764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항 입지로 결정된 성산읍 일대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거주지 이전 등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이날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제2공항 입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재산권 제한이 발생하게 된다. 양재봉 신산리 이장은 "갑작스럽게 발표해 너무 당황스럽다"며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앞으로 대처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만 이번 제주공항 확장 방안이 동남권 신공항 건립과는 연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를 대체할 공항을 짓는 사업이다. 현재 부산시는 부산 가덕도를 후보지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대구·경북·경남 지역은 경남 밀양에 신공항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종=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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