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뭄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500명이 넘는 환경부·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물관리 인력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인력 재조정과 부처 통합 등 조직체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환경부의 물관리 업무 인력은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청을 포함해 1,165명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지방국토관리청과 홍수통제소를 포함해 물관리 인력이 335명이다. 두 부처를 합치면 물관리 인력만 1,500명이 넘는다. 특히 환경부는 본부와 산하기관 전체 인원 1,900명 가운데 61% 가량이 물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가뭄 대처능력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물관리 업무가 여러 부처로 나눠져 있는데다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원활한 협조체제가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용남 고려대 명예교수는 "물의 수요관리는 환경부, 공급관리는 국토부로 이원화돼 있어 수요관리를 고려한 공급대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고 있다"며 "또 생농공업용수는 국토부, 생활용수는 환경부, 농업용수는 농림부로 분리돼 있어 중복 투자와 효율성 저하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지난달부터 총리실 산하에 물관리협의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가뭄 대책, 치수권 조정 등을 협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토부, 환경부, 농림부 등으로 분리된 물 관련 업무체계는 그대로 유지한 채 긴급 안건 위주로 논의하다 보니 장기 계획을 마련하는데 미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 지구적인 기후환경변화로 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물 관련 업무를 한 부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물 관련 사업예산의 편성과 실행 등은 여전히 국토부, 환경부 등 부처별로 분리돼 이뤄지는 상황에서 물관리협의회가 통합 대책을 세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국토부나 환경부 둘 중 한 곳으로 물관리 업무를 통합하거나 아예 물 관련 업무를 모두 담당하는 수자원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물관리 행정업무를 통합하지 않고는 체계적인 물관리 계획을 수립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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