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갈등 소강국면

美-中 군사회담 합의, 대화 통해 해결책 모색

미국 군함이 지난 27일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근해를 통과하면서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일단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과 우성리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사령관은 29일 화상전화를 통해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 두 해군사령관은 약 1시간 동안 남중국해 분쟁과 군사교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양국은 서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사태확산을 막기 위해 언제든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27일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존 케리 국무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긴장수위가 낮아지고 평온해지는 것을 원한다"며 "이 문제가 외교적으로 평화롭게 국제법에 따라 해결되기를 바라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와의 갈등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국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당장 합의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회담에서 타국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으면 영해를 통과할 수 있는 권리인 무해통항권을 근거로 항행의 정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앞으로도 정기적인 항행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할 예정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남중국해가 자국 소유임을 분명히 하고 미 군함의 항행에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



니레시옹 상하이대 정책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은 어느 쪽도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남중국해 문제에서 양측 다 양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도 미국을 지지하며 남중국해에 자국 군함을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스 페인 호주 국방장관은 "남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함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수개월 동안 검토해왔다"며 "남중국해 사안을 포함해 모든 국가가 국제법에 따른 자유로운 항행, 상공통과의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자위대는 이날 미 해군과 함께 통신훈련, 함선 갈아타기 등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다만 이번 훈련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공섬 12해리(약 22.2㎞) 이내에서 이뤄지지는 않았다. /최용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