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이날 오전 MSNBC 방송에 출연해, 수백만 명의 불법이민자를 어떻게 미국에서 추방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은 불법이민자 추방군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불법이민자들은 자신들이 애초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곳에 오랫동안 있었던 불법이민자 가운데 일부 훌륭한 사람들도 있다”면서 “추방 과정에서 이들을 인도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과거 150만 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당시 국경 바로 바깥쪽으로만 몰아내니 그들이 다시 돌아왔고 그래서 아예 국경 남쪽 저 멀리까지 추방하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자 멕시코 출신 부인을 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즉각 비현실적이라며 트럼프를 비판하고, 이에 맞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트럼프를 옹호하고 나서는 등 이민 문제가 다시 공화당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가 지금 이 발언을 듣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에서 이기려면 현실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현실적으로 가당치 않다. 어른이 할 수 없는 한심한 주장”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크루즈 의원은 “공화당이 민주당의 ‘불법이민자 사면당’ 대열에 합류하면 우리는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트럼프 편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불법이민자) 1,100만 명을 추적해 추방하겠다는 생각은 터무니없고 비인간적이며 반(反) 미국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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