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루 장관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터키 안탈리아에서 중국측에 “위안화가 IMF의 기존 기준을 충족할 경우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지지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뉴스는 루 장관이 왕양 경제담당 부총리,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과 만나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IMF가 실무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가 SDR 바스켓 편입 요건을 충족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뒤에 나왔다.
지난 1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성명을 통해 “IMF 실무진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위안화가 ‘자유로운 사용’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실무진은 집행이사회에 중국의 SDR 바스켓 편입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실무진의 판단을 지지한다”며 “이 문제를 다룰 집행이사회를 오는 30일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IMF의 입장이 발표된 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오는 30일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이 최종 성사되기까지 넘어야 할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미국의 반대를 지목했다. 비록 미국이 끝까지 반대한다 하더라도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요건인 회원국 지분의 70% 이상 동의라는 물리적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큰 상태지만, 표면적으로 중국 위안화의 편입을 지지해 온 서방 국가들 중에서 미국의 강한 반대를 무시할 만한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루 미국 재무장관이 비록 조건부이기는 하나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지지할 수 있다는 의향을 보인 점은 위안화가 결국 SDR 바스켓 편입을 통해 국제통화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IMF 집계에서 위안화는 201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제 결제의 0.5%가량을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2.5% 이상까지 위안화 결제 비중이 커졌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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