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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낙엽 융단길… 마음도 추색으로 물들다

'축복받은 황금 들판' 경기도 여주

[관광] 여주=강천섬1
강천섬에 들어가 억새밭을 지나면 탁 트인 잔디밭에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나오고 이곳을 중심으로 잔디밭이 펼쳐진다.
[관광] 여주=강천섬2
은행나무 가로수 길.
[관광] 여주=파사산성.이포보
파사산성 정상에서 내려다본 이포보의 모습.


파사산성 올라 남쪽 바라보면 남한강 줄기·이포보가 한눈에

여의도 1.5배 달하는 강천섬 단양쑥부쟁이 서식지로 유명

30일부터 여주오곡나루축제 가족과 달콤한 추억 만들어볼만


지금 여주는 온통 노란빛이다. 경기도 여주로 가기 위해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일찌감치 길 양편으로 노란 논밭이 펼쳐졌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도 있고 추수를 하지 않아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논도 있었다. 초목이 말라 비틀어져 가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지만 올 농사는 그럭저럭 흉작을 면한 것 같았다. 여주의 논밭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을걷이를 끝낸 논밭에는 말아 놓은 짚단이 흰색 비닐을 뒤집어쓴 채 누워 있고 도로변에는 군데군데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좌판이 벌려져 있었다. 벼농사든 땅콩농사든 무엇을 심어도 최고의 작물을 수확하는 축복받은 땅, 여주의 가을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파사산성=파사산성을 찾은 오후.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고 있었다. 날씨는 가을답지 않게 20도를 훌쩍 넘어 무더운 느낌마저 들었다.

파사산성은 한강 중류의 여주시 이포(梨浦)에서 2㎞쯤 내려가면 강 건너 동쪽에 위치한 해발 230m의 파사산에 자리 잡고 있다.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성으로 향하자 초입에서 100m쯤 지난 후부터 급경사가 펼쳐졌다. 산성까지 거리는 짧아 힘들다고까지 할 것은 없었지만 가파른 산길에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파사산성 정상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면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흘러내리는 남한강 줄기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공사 끝에 완공된 이포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서북쪽을 바라보면 고려 시대 마애여래상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마애불의 부근에는 평평한 대지가 있어 기와조각이 수습되는데 이곳 파사성과 관계 있는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사성 위에 세워진 게시판에는 "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신동국여지승람에는 선조 25년(1592년) 임진란이 일어났을 때 유성룡의 발의에 따라 승군총익 의암(義巖)이 승군을 동원해 쌓은 둘레 1,100보의 성첩을 중수한 기록이 있다"고 적혀 있다.



현재 남아 있는 파사성의 둘레는 약 943m, 성벽 중 가장 높은 곳은 6.25m이며 낮은 곳은 1.4m정도다. 파사성 주변에는 다른 산봉우리가 없는 까닭에 낮은 산임에도 사방을 조망할 수 있어 이곳이 전략적 요충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산성 정상까지는 30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 산성 근처에는 여주의 막국수집들이 몰려 있는 천서리가 있어 출출한 뱃속을 채울 수 있다. 대신면 천서리 산9.

◇강천섬=강천섬은 강천면 보건진료소를 지나면 갈대밭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강천교를 건너서 들어갈 수 있다. 자생수목을 활용한 자연공원으로 법정 보호종인 단양쑥부쟁이 서식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단 섬에 들어가면 길 양쪽으로 우거진 억새군락이 객을 반긴다. 억새밭을 지나면 탁 트인 잔디밭에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나오고 이곳을 중심으로 잔디밭이 펼쳐진다.

강천섬은 인근의 바위늪구비 습지 등과 연계한 생태학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섬 면적은 여의도 1.5배에 달하는 50만평 규모다. 섬 안에는 은행나무거리·오솔길·트레킹코스, 자전거 코스 등이 잘 조성돼 있어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자전거를 타는 이들과 캠핑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입장료는 없으며 여름에는 카약·수상자전거·아쿠아파크·래프팅·서바이벌·클라이밍 등 수상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강천면 강천리 608-1.

◇제17회 여주오곡나루축제=경기도 10대 축제 및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제17회 여주오곡나루축제가 10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3일간 신륵사관광지 일원에서 펼쳐진다. '햇살 가득한 여주의 달콤한 추억'을 주제로 열리는 여주오곡나루축제는 나루터·나루께·나루마당·오곡거리 등 9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개막행사인 '풍년나루터'에서는 여주목사와 포졸·양반·보부상 등이 풍물패를 앞세워 퍼레이드를 펼치며 마당극 공연, 남한강 어죽잔치로 이어진다. 나루터에서는 옛 무명옷을 입은 장터 점원들이 자색고구마로 빚은 전통 막걸리와 빈대떡·순대국밥·파전 등을 파는 주막장터와 대장간을 재현한다.

이밖에 오곡장터에서는 오곡장터 유랑단이 장터 사이를 돌아다니며 동동구리무·약장수·차력·저글링 등 옛날 장터에서 구경했던 볼거리들을 선보인다. 잔치마당에서는 대형 가마솥을 이용해 만든 여주쌀 비빔밥 체험 행사가 매일 오전11시부터 오후2시까지 진행된다.

한편 여주시는 각 마당에서 스탬프를 받아오면 하루 두 차례 경품 추첨을 통해 쌀·고구마, 황포돛배 무료승선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글·사진(여주)=우현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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