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하는 출입국(관광객) 통계의 최근 수치를 보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올해 입국자는 급감한 반면 출국자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지난 1~9월 입국자는 전년동기 대비 10.3%가 감소한 958만명이었다(2014년은 16.6%가 증가했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출국자는 18.8%가 늘어난 1,416만명이다. 지난해(8.3%)보다 증가율도 두 배 이상이다.
원·달러 평균환율이 지난해 1,053원26전에서 올해 1~9월 1,122원21전이 됐으니 원화가 상당히 평가절하됐다. 해외여행하기에 불리한 상황임에도 바다를 건넌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유커 등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노력을 무색하게 우리 국민의 해외나들이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외국인관광객이 국내에서 소비한 관광수입은 112억달러에 불과한 반면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소비한 관광지출은 156억달러였다. 44억달러 적자다.
관광산업의 핵심인 여행사들의 태도를 보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듯하다. 온라인여행박람회를 열고 있는 인터파크투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거의 전부가 해외여행 상품으로 도배가 돼 있다. '한국관'은 겨우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오프라인 박람회도 마찬가지다. 10월 말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모두투어 여행박람회에서 한국 관련 부스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요 여행사들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국내여행 상품은 여행사에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누가 여행사 패키지로 국내여행을 하나.' 해외여행 상품을 파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여행사들의 매출은 거의 해외대상이다.
자연스럽게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간다. 여행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해외여행 홍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외국 관광지를 더욱 친근하게 느낀다. 그리고 해외여행으로 몰린다. 국내여행 상품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 민간기업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내 돈으로 복잡한 한국을 벗어나 해외에서 즐긴다는 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해외상품 편중은 여행사 경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조그마한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바로 주가는 흔들린다. 파리테러 직후 하나투어 주가는 하루 동안 8.94%나 빠졌다. 이 회사 상품판매에서 프랑스의 비중은 2%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지금의 관광산업은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됐을 때처럼 견문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섰다. 휴대폰·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로 관광산업도 전 세계를 무대로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여행상품에도 국산과 외제가 있다. 관광업계와 국민의 인식이 바뀔 때다. 국산품을 사용해야 그 소비자가 속해 있는 공동체 구성원의 일자리가 생기고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관광업계도 더 경쟁력을 키우고 보다 우수한 상품개발에 나서야 한다.
chsm@sed.co.kr
원·달러 평균환율이 지난해 1,053원26전에서 올해 1~9월 1,122원21전이 됐으니 원화가 상당히 평가절하됐다. 해외여행하기에 불리한 상황임에도 바다를 건넌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유커 등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노력을 무색하게 우리 국민의 해외나들이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외국인관광객이 국내에서 소비한 관광수입은 112억달러에 불과한 반면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소비한 관광지출은 156억달러였다. 44억달러 적자다.
관광산업의 핵심인 여행사들의 태도를 보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듯하다. 온라인여행박람회를 열고 있는 인터파크투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거의 전부가 해외여행 상품으로 도배가 돼 있다. '한국관'은 겨우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오프라인 박람회도 마찬가지다. 10월 말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모두투어 여행박람회에서 한국 관련 부스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요 여행사들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국내여행 상품은 여행사에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누가 여행사 패키지로 국내여행을 하나.' 해외여행 상품을 파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여행사들의 매출은 거의 해외대상이다.
자연스럽게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간다. 여행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해외여행 홍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외국 관광지를 더욱 친근하게 느낀다. 그리고 해외여행으로 몰린다. 국내여행 상품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 민간기업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내 돈으로 복잡한 한국을 벗어나 해외에서 즐긴다는 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해외상품 편중은 여행사 경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조그마한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바로 주가는 흔들린다. 파리테러 직후 하나투어 주가는 하루 동안 8.94%나 빠졌다. 이 회사 상품판매에서 프랑스의 비중은 2%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지금의 관광산업은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됐을 때처럼 견문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섰다. 휴대폰·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로 관광산업도 전 세계를 무대로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여행상품에도 국산과 외제가 있다. 관광업계와 국민의 인식이 바뀔 때다. 국산품을 사용해야 그 소비자가 속해 있는 공동체 구성원의 일자리가 생기고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관광업계도 더 경쟁력을 키우고 보다 우수한 상품개발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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