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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기업생존 열쇠는 디자인이다

■ 지적자본론

하코다테 츠타야 서점.
도쿄 도 시부야 구에 위치한 다이칸 야마 츠타야 서점./사진제공=민음사
다케오 시립도서관.


라이프 스타일 서점 츠타야
기획·성공 이끈 마스다 CEO
독특한 경영철학 담아내
다케오시립도서관운영도 맡아
13개월만에방문객100만 인기

생각·이념 고객위해 재구축
디자인,밑그림아닌지적자본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디자이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해답이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오프라인 서점 위기 속에서도 일본 전국에 1,400여곳 이상의 '츠타야(TSUTAYA)' 서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CCC)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디자인을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로 꼽으며 이 같이 말했다.

'지적자본론'은 지난해 일본 오프라인 서점 매출 1위(CCC추정 1,109억엔, 한화로 1조379억)를 기록한 서점의 대표인 저자가 디자인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을 펼치며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그러나 책을 가볍게 덮을 수 없는 이유는 저자가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하며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지적자본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디자인은 단순히 건축물이나 자동차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아니다. 디자인은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념이나 생각에 형태를 부여해 고객 앞에 제안하는 작업인 것이다.

디자인 전문 회사가 아닌 기획회사의 CEO가 디자인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지금 시대는 플랫폼이 넘쳐 인터넷상에서도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해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비 활동을 전개하는 '서드 스테이지'라고 분석한다. 이제는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저자에게 디자인은 제안 능력이며 지적자본의 핵심인 셈이다. 무네아키 사장은 "소비사회가 변함에 따라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돼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며 "그런 이유에서 책의 제목을 지적자본론이라고 정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이론적 토대 하에 저자는 지난 1983년 츠타야서점 히라가타점을 처음 열면서부터 본인의 철학을 실천했다. 비디오, 음악, 서적을 하나의 매장에서 모두 취급하도록 한 것이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라면 어느 것 하나 결여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단아 취급을 받기도 했다. 세가지 품목은 유통 경로가 각기 다르고 도매상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따로 물건을 파는 것이야말로 고객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고 유통하는 쪽의 형편만 생각하는 독단적인 처사라고 생각하며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2011년 도쿄 도 시부야 구에 개점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사진)에도 그의 디자인 철학은 고스란히 이어졌다. 저자는 기존에 잡지 단행본, 문고본 등 책의 형태 등에 따른 분류하는 방식을 책 속에 있는 제안 내용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으로 서점 공간을 재구축했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에 가면 여행, 음식과 요리, 인문과 문학, 디자인과 건축아트 등 장르에 따라 구분이 돼 있고 그 안에서도 내용이 가까운 것들끼리 단행본이든 문고본이든 틀을 넘어 횡단적으로 진열돼 있다. 이런 그의 기획력을 눈여겨 본 사가 현의 다케오 시 시장은 시의 시립도서관 운영을 그에게 맡겼고, 다케오 시 시립도서관은 개관 13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이 됐다.

저자는 말한다. "상품의 디자인을 부가 가치라고 포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인식이다. 부가 가치는 간단히 말하면 덤이다. 이제 상품의 디자인은 결코 덤에 비유할 수 없는 본질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본질적가치다". 1만3,8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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