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아들은 늑대과의 남자로 키워야 합니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늑대는 공동체 속에서 협력하고 암컷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효율적인 사회성을 유지해 자연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동물입니다. 늑대는 새끼가 태어나면 연장자의 보호 아래 훈련받고 배려와 격려를 통해 다음 세대의 리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즉,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아버지와 연대감을 유지하며 소통하는 아들은 사회적 성취동기를 갖고 풍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멋지고 매력적인 남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하고 위기에 봉착했을 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개과의 남자가 될 수 있습니다.”
19일 오전 10시. 어린이도서관 시청각실에는 40여명의 시민들이 최광현(사진) 한세대 교수의 고인돌 강좌 ‘내 안의 상처와 가족, 그리고 치유의 심리학’ 두 번째 강의를 듣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최 교수는 어린 시절의 아픔을 벗어나기 위한 최적의 배우자 선택 방법과 가족 안에서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 대해 설명하면서 강의를 풀어나갔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최 교수는 “아들에게는 성인 남자의 보살핌과 격려와 응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부부 간의 불화, 외도, 무책임한 가장 등 문제적 남자의 경우 대부분 아버지의 부재가 원인으로 분석됩니다”라면서 “아들은 아버지와 경쟁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를 뛰어넘어 동반자로서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성취동기가 강해집니다 ”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좋은 아빠가 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면서 “아들 세대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비록 우리 아버지들이 바빠도 아들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울러 여성들은 이 같은 늑대과의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어린시절 정서적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불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프로이트의 ‘반복강박’ 이론을 설명했다. “어린시절 겪었던 아픔과 갈등 그리고 혼란 등 정서적인 불안정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 겪게 될 수많은 갈등과 모순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는 심리치료 이론 중 하나인 불행의 반복, 귀향증후군(the going home syndrome)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어린시절 겪었던 외로움을 기억시켜주는 남자에게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 경험한 가정의 모습을 재현해 주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그는 이어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어린시절 가족 간의 소통과 연대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행복이라는 감정에 익숙하지 않아 불행을 선택하기 쉬워지죠”라면서 “심리학은 살아가면서 거듭되는 선택의 순간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배우자 선택이 자신이 꿈꿨던 행복을 보장하는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아침시간인 탓에 30여명 수강생들의 대부분이 중년 여성들로 강의 내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면서 최 교수의 이야기에 몰입했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가장 아픈 가족의 상처, 2강. 배우자 선택의 숨은 이유, 3강. 상처를 주고 받는 가족, 4강. 행복한 가족의 비밀, 5강 나와 가족을 보듬다 등으로 이어진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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