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가 현재 0세부터 만 11세 이하 아동까지 관람이 가능하도록 한 ‘전체 관람가’ 등급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0세~6세 이하까지 관람 가능한 영화를 ‘전체 관람가’로 그 외의 영화는 ‘6세 이상 관람가’로 나눠 미취학 아동을 좀 더 세심히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영화 등급분류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제도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숙(사진) 영등위 위원장은 “독일의 ‘6세 관람가’ 등급을 참고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영화 산업계에서는 이 또한 규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만큼 강제 규정보다는 권고 사항 정도로 진행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위가 전체 관람가 등급 세분화를 고려하는 이유는 최근 미취학 아동 및 저연령층의 영화 관람이 늘어나고 있는 환경과 관련이 깊다.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영상물을 접하는 아동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등급이 미취학 아동을 보호하는데 적절한 것이냐는 의문이다. 영등위 측은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6세 미만의 아동은 허구와 실제를 구분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판타지 영화나 가상현실 영화 등의 경우 어린 아동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실제 디즈니 실사영화 신데렐라나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가 한국에서는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각각 PG(보호자 지도 아래 전체 관람가), PG-13(보호자 지도 아래 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3회 국제 영화 등급분류 포럼에서는 세계 영화 등급분류의 쟁점과 청소년 보호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 캐나다, 독일,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한국 등 7개국이 참석해 각 국가의 등급분류 체계 현황과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영화 심사제도의 쟁점,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에 따른 등급분류 제도의 변화 등에 대한 세션이 연다. 참석을 원하는 이는 영등위 누리집(www.kmrb.or.kr) 등을 통해 사전 등록하면 된다. 당일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02)2152-5086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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