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한 방'에 3억원을 거머쥔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 그의 스윙 동작을 보면 골프만큼 쉬운 운동도 없을 것 같다. 무심한 듯 툭 치는 듯 보이는데 클럽을 떠난 볼은 홀 근처에 붙어있다. 마치 빈 스윙을 하는 듯 자연스런 스윙은 동료들도 부러워할 정도다. 조윤지는 5월 E1채리티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는 1~8번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 갤러리와 시청자를 경악시키기도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종전 기록인 6개 홀 연속 버디를 넉넉하게 경신하며 최다 연속 버디 신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조윤지는 스포츠 가족으로 유명하다. 아버지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대행을 지낸 조창수씨고 어머니는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감독 출신 조혜정씨다. 언니 조윤희씨는 프로골퍼 출신이다. 조윤지는 피를 속일 수 없는 타고난 운동선수인 셈이지만 5년 만에 승수를 보탤 정도로 시련의 기간도 길었다. 올 시즌 승부수를 던지고 연습량을 대폭 늘린 까닭에 골프채의 그립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였다.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도 일반 아마추어와 고수는 어프로치 샷을 보면 구분된다고 한다. 어디서 쳐도 자석에 끌려가듯 홀 주변으로 향하는 어프로치 샷은 조윤지처럼 타고난 감각과 피나는 연습이 밑바탕 됐을 때 비로소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누구나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 10번 쳤을 때 3~4번 붙던 어프로치 샷을 6~7번 홀에 붙일 정도로 끌어올린다면 한 차원 다른 골프를 경험할 수 있다.
◇러프에선 헤드 열고 가파른 스윙으로=초중급 골퍼라면 파4홀에서 2온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린 주변이나 그린에 크게 못 미친 지점의 러프에서 세 번째 샷을 해야 할 경우를 많이 겪는다. 더욱이 깊은 러프에 푹 파묻혀있는 상황이라면 3온도 힘들어진다. 깊은 러프에서의 어프로치 샷 땐 잔디를 미끄러지듯 뚫고 나올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하는 게 좋다. 남은 거리에 따른 차이와 개인차가 있겠지만 샌드웨지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긴 클럽일수록 클럽이 잔디에 감겨 컨트롤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립은 평소보다 견고하게 잡고 가파른 스윙을 만들기 위해 볼은 약간 오른발 쪽에 둔다. 깊은 러프에서는 임팩트 때 클럽 페이스가 잔디에 의해 닫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미리 헤드를 살짝 연 상태에서 스윙에 들어가는 게 편하며 목표지점도 홀보다 약간 오른쪽으로 설정하기를 권한다. 손목 꺾임은 평소 스윙보다 일찍 가져가 주며 무엇보다 헤드 무게를 느끼며 그대로 클럽을 놓아준다는 느낌으로 임팩트하면 안전하게 러프를 빠져나갈 수 있다.
◇가까운 거리선 샤프트 수직으로=가까운 거리지만 퍼터로 굴리기엔 위험 부담이 큰 경우도 많이 겪는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높은 탄도와 많은 스핀을 동반한 프로 수준의 세밀한 칩샷이다. 핀 뒤가 내리막 경사라면 많이 구르지 않고 홀 앞에 바로 멈춰 서게 하는 더욱 섬세한 칩샷을 해줘야 한다. 일단 체중은 양발에 똑같이 둔다. 볼은 약간 앞에 놓으며 샤프트는 앞으로 기울이는 게 아니라 지면과 수직을 이루도록 한다. 임팩트는 어드레스 때와 똑같은 위치로 샤프트를 돌려놓는다는 느낌으로 해주면 된다. 반복 연습으로 몸에 익으면 클럽이 볼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나가며 탄도는 높아지고 낙구 뒤 그대로 멈춰 서거나 심지어 백스핀이 곁들여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의할 점은 다운스윙 때 양손은 타깃라인을 향해 바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몸쪽으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임팩트 구간에서는 빠른 속도로 헤드가 지나가도록 의식적으로 속도를 높여줘야 한다. 속도가 빠를수록 스핀양은 많아진다. 폴로스루는 양손이 엉덩이 높이에 이르면 멈춰준다.
한편 50~125야드 거리의 어프로치 샷은 폴로스루를 끝까지 해주는 연습이 중요하다. 이 거리의 샷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백스윙을 끝까지 했다가 임팩트 근처에서 속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연습장에서 백스윙은 절반으로 줄이고 폴로스루는 끝까지 하는 샷을 해본다. 그러다 백스윙을 4분의 3으로 늘리고 얼마 뒤 완전한 백스윙으로 가져간다. 폴로스루는 백스윙 폭과 관계없이 항상 완전하게 구사하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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