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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고부가 기술 '금속·바이오 3D 프린팅'

소비자용 프린터 북미·中이 장악… 고부가 특수 시장 집중해야 승산

정부, 장기계획 따라 적극 육성을


2015년은 3D 프린팅 기술이 제2의 도약기를 맞은 해였다. 올 초 시장을 놀라게 했던 100배 빠른 3D 프린터나 스마트 소재 기반의 4D 프린터의 등장 등 3D 프린팅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린팅 속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선보였으며 고강도 소재나 차세대 3D, 혹은 4D 프린터의 근간인 다양한 소재를 하나의 프린터에서 프린팅할 수 있는 다물질 프린터(multi-materials printer) 등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비해 3D 프린팅 시장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세계적인 3D 프린터 기업들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경영 문제를 겪고 있고 중소 프린터 회사들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프린터의 판매 수익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장예측 기관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3D 프린팅 시장의 5년 내의 성장 전망치는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금속, 바이오 3D 프린터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금속 3D 프린터의 경우 선박·항공기 등의 엔진 부품을 제작할 수 있어 이미 시장은 상당히 크게 형성돼 있다. 특히 금속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분말(powder)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이며 일반 분말야금소재 대비 3D 프린팅 분말소재의 가격은 3~10배의 높은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은 최근 보고에서 3D 프린팅 분말소재 시장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6억4,000만달러로 예측,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평균 성장률을 24.4%로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금속분말 소재를 사용하는 곳은 항공기와 군 관련 분야에서 약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제트엔진 부품의 생산이나 재사용을 위한 보수에 3D 프린팅 분말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또 활발히 사용되는 곳은 자동차와 의료·치과 분야이다. 직접 머리뼈를 대체할 구조를 프린팅할 수 있는 금속 3D 프린터가 이미 시판 중이며 임플란트나 다른 의료 장치를 맞춤형으로 만드는 용도로 쓰인다.

금속 3D 프린터와 함께 가장 활발한 분야는 바이오 3D 프린팅 시장이다. 그랜드뷰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3D 바이오 프린팅 시장의 크기는 2014년에 이미 4억9,000만달러, 2022년까지 18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치과나 간단한 임플란트는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고 뇌나 심장 등 수술이 어려운 분야에서는 수술 전에 연습을 위한 인공모델을 실제 장기와 질감이나 형상이 유사하게 프린팅돼 사용함으로써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도 이미 시험 단계를 넘어섰다. 약물의 독성 테스트나 약물전달,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화장품 테스트를 위한 인공피부, 뼈 이식, 치아 교정 등의 분야에서 시장이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앞서 언급한 분야뿐 아니라 3D 의료용 알약과 같은 바이오 의약품 등의 신(新)시장이 2022년에 전 바이오 프린팅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주에 정부는 '스마트제조 R&D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12월10일자 서울경제 기사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센서·지능형 제조시스템, 3D 프린팅 등 8대 스마트제조 기술개발에 4,161억원의 자금이 투자된다. 8대 기술 중 생산시스템 혁신기술에 3D 프린팅 기술이 포함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고부가가치 기술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소비자용 3D 프린터는 북미나 중국의 기술력이나 시장 점유율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 금속이나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의 핵심 시장은 북미이며 그 다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인데 주요 몇몇 업체는 글로벌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한두 업체가 있지만 아직은 스스로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이번에 마련된 제조업혁신 대책이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문명운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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