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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사건' 가해자서 피해자로 뒤바뀐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1년간 누명 억울… 공정한 수사 바랄뿐"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너무 슬프지만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바뀐 것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지난해 말 성희롱·막말 사건의 피의자로 몰렸다가 1년여만에 피해자로 뒤바뀐 박현정(사진)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는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 "아직 수사가 끝난 것도 아니고, 처벌 받은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극적인 반전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서울시향 직원 10명이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다며 고소당했고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그 달 대표를 사퇴했다. 박 전 대표는 바로 이들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경찰에 진정을 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지났고, 지난 9일 경찰이 박씨를 고소했던 서울시향 직원 10명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하면서 사건은 급반전됐다. 이중 곽모씨는 증거인멸 등의 우려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은 박 전 대표에게 시련의 세월이었다. 한번 언론에 낙인찍힌 성추행 가해자 이미지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는 "여성 상사가 남직원을 성추행한 첫 사례로 성교육 강좌 교재에 등장하는 등 주홍글씨처럼 부정적 이미지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며 "한동안 언론 기사 자체를 보지 못하는 두려움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수사했던 종로경찰서는 이미 지난 8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박 전 대표는 "처음 경찰 조사를 받을 때는 경찰들이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며 "제가 너무 만화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향 직원들을 조사하면서 내가 말한 만화 같은 것들이 사실로 보이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내 말을 믿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곽씨는 2013년 9월 서울시향과 예술의전당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자신을 더듬으며 성추행했다는 투서를 작성하고, 다른 직원 9명과 함께 박 전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곽씨뿐 아니라 고소를 한 다른 직원, 서울시향 및 예술의전당 직원 등 30여명을 차례로 조사한 결과 곽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그 주장이 거짓말인 것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가 재판에 넘겨져 처벌을 받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빠른 시일 내 진실공방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이와 함께 서울시향과 곽씨 자택에 대한 3차례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곽씨의 투서 및 고소 과정에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의 비서인 백모씨가 연루된 정황을 발견하고 백씨를 출국금지했다.

경찰이 사건 배후와 경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성추행 부분뿐 아니라 박 전 대표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자기를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며 배후설을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정감독의 사실상 매니저 역할을 해온 정감독의 부인 구모씨와 백씨간에 성희롱 고소와 관련해 얘기를 나눈 이메일과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부터 당시 박 대표와 정 감독은 해외 콘서트 운영 방향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박 전 대표의 말처럼 아직 끝난 건 아니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지 아직은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실공방이 진행됨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명예를 회복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박 전 대표는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아무도 안 믿어줬다. 1년 가까이 거짓 누명 쓰고 사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면서도 "(시중에 알려진 얘기가) 내 얘기가 아니어서 어쩌면 견딜 수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현재로서는 수사가 공정하게 잘 되길 바라는 것 말고는 아무 입장이 없다"며 "제가 알고 있는 진실까지는 수사를 통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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