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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유사시 북한서 청일전쟁 재현되나

[데스크칼럼] 유사시 북한서 청일전쟁 재현되나

오현환 여론독자부장

한반도 주변에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중순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역에서 활동할 경우 한국의 동의를 받겠지만, 한국의 지배가 유효한 범위는 휴전선 남쪽”이라고 밝혀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집단적 자위권이 통과된 상황에서 미·일 안보동맹을 근거로 일본군이 한국정부의 동의 없이도 북한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장관도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중요한 동맹국이며, 이 동맹은 국제법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못 박아 북한이 국제법적으로 개별적 주권국가라는 일본 입장을 뒷받침했다. 사실 아시아로 회귀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해외전개가 필요하고 북한도 이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에는 북송 교포의 배우자로 넘어간 일본인들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구한말 일본군의 진입처럼 자국민 보호를 위한다는 명분도 갖췄다.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의 최근 움직임이다.

중국은 지난 9월 옌볜 조선족 자치주 8개 시·현 가운데 혼춘시의 경제와 사회 분야 관리권을 자치주에서 분리, 지린성 정부로 이관시킨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2005년 7월 백두산에 대한 관리권을 옌볜 자치주에서 지린성 정부로 귀속시킨데 이은 것이다. 조선족 사회에서는 “조선족 자치주를 와해시키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기실 속셈과 놀라운 점은 북한에 혼란사태가 발생 시 중국이 동해로 가는 출구를 확보한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부동항을 찾아 부단히 노력해온 러시아처럼 5000년의 꿈 동해출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불과 혼춘에서 40km에 불과한 나선지역에 중국의 해군기지가 만들어질 경우 미·일의 해상전력은 물론, 러시아 극동함대의 목줄도 압박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미국 항모 함대의 해안 접근을 막고 일정 범위 밖에서 공격하겠다며 수립한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전략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혼춘 관리권을 직할체제에 편입한 것은 조선족을 못 믿는다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북한에 내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신속하게 진입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50년간 조차한 나진항이 있고 관련 중국 인력이 존재해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도 가졌다. 자위대가 한국 동의 없이 북한 진입할 수 있다는 일본의 공언은 중국이 오히려 내심 반겼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우리 헌법은 영토범위를 한반도와 귀속도서로 한다며 북한지역을 포함하고 있지만 북한은 국제법적으로는 인정되는 별도의 국가다. 여러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었고 유엔에도 남한과 동시에 가입돼 있다. 국제법적으로 합법적인 다른 나라다.

이를 태면 표면적으로는 반군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군이 투입돼 통제가 미치지 못하게 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처럼 북한에서도 유사시 나선지역 주변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의 선양군구 부대가 북한과 경계선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태는 자주 목격됐다. 지난 8.25 지뢰도발 때도 선양군구 부대가 국경지역으로 이동해 북한이 대화에 나섰고 한중 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이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국제법을 적용해 자국의 이익에 따라 개입을 해오고 있다. 민주화건 통일이건 주체세력과 역량이 충분히 성숙되지 못할 경우 강대국의 개입으로 난장판이 되고 있는 게 지구촌의 현실이다. 북한에는 수령주의로 인한 철권통치로 반대세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정은 정권이 무너진다고 해서 통일로 연결된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과거의 역사가 어떻든 우리 헌법에 규정돼 있든 독도처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 않으면 혼란이 극심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0.26사태가 벌어진 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정부 등으로 이어져 왔듯 김정은이 무너져도 북한은 안 무너질 것”이라며 “시장과 민주주의에 대해 끊임없이 심어주지 않으면, 예방적 개입을 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가지 않으면 통일은 요원하고 극심한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서로 더 의지하는 단계로 가고 국제법의 논리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연합의 단계로까지 이행하는 게 시급하다. 일제시대 국내외에서 광복을 위해 수많은 선혈이 피를 흘렸다. 임시정부도 세우고 광복군도 만들었다. 하지만 광복군이 연합군의 일환으로 참여하는 게 늦어져 승전국가로 전후 처리과정에 참여하지 못해 숱한 현대사의 굴곡이 이어지고 있다.

안이한 생각으로 통일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다면 후손들을 바라볼 면목이 서겠는가.

오현환 서울경제신문 여론독자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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