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오피스빌딩 시장에서 '공공의 적(?)'으로 전락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디타워'가 40%가 넘는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MBK가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기준 디타워의 오피스 공실률은 약 46% 수준으로 절반 정도가 비어 있다. 반면 인근 그랑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은 5% 정도에 불과하다. 디타워와 그랑서울의 위치가 가깝고 1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시기에 완공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빌딩의 공실률 차이는 크다.
이유는 디타워가 연일 시위로 시끄럽다는 점이다. 현재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디타워' 앞에서 고용보장을 직접 약속하라며 연일 집회를 열고 있다. 이 때문에 빌딩주인 대림산업은 물론 다른 입주사들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풍경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MBK의 경우에는 이미 전례도 있다. 디타워 입주 전 서울파이낸스센터(SFC)에 있을 당시에도 MBK에 인수된 케이블TV 씨앤엠 직원들이 SFC 앞에서 진을 치고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빌딩주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골머리를 앓았으며 SFC에 입주해 있던 싱가포르대사관도 이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MBK는 지난 2월 SFC 임대 기간이 끝나자마자 쫓겨나듯 디타워로 둥지를 옮겨야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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