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2,000만 명 시대가 사실상 개막됐다. 전국 세대수가 약 2,000여 가구인 점을 감안 할 때 '1가구 1통장' 보유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 이면에는 청약통장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것 외에 금리가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높고 1순위 기간이 지난해 단축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청약통장 1순위 가치는 사실상 의미 없게 된다. 가입자 2,000만 명 가운데 1순위자가 약 50% 가량을 차지하면서 '통장 1순위 프리미엄'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등 영향… 지난해 11월 기준 가입자 1,985만명=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및 청약저축·예금·부금) 가입자 수가 1,985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1,744만 명에서 1년 새 13.8% 증가한 수치이다. 통장 종류별로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일 년 새 260만 명 늘어난 1,753만 명으로 집계됐고 △예금 128만 명 △저축 74만 명 △부금 29만 명 순이다.
이런 증가 추세를 감안해 볼 때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는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인구는 약 5,000만 명. 성인 인구 기준으로 성인 1명당 1개의 통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약통장이 대중화 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작용했다. 4일부터 청약저축 가입 2년 뒤 해지 시 적용되는 이자율은 연 2.0%가 된다. 1년 이상~2년 미만인 경우 1.5%, 1년 미만은 1.0%가 적용된다.
청약통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일반 시중은행 금리 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여기에 1순위 자격 요건 완화와 지난해 지속 된 분양시장 열기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입자 2,000만명…사라지는 1순위 가치 = 청약통장 가입자 2,000만 명 시대가 열리지만 '1순위 프리미엄'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순위 요건이 완화되면서 '너도 나도 1순위' 자격을 얻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청약 1순위자는 이미 1,100만명을 넘어섰다. 청약 1순위자 수는 지난 2014년 11월 743만명에서 2015년 5월 1,034만명으로 훌쩍 뛰었고 11월에는 1,101만명에 이른다. 가입자 2,000만 명을 기준으로 할 때 2명 중 1명이 1순위자인 셈이다. 지역별로는 1순위자가 △지방 416만명 △경기·인천 343만명 △서울 341만명 순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너도 나도 1순위자'가 되면서 앞으로 인기 지역의 청약 당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통장 가입자 2,000만 명 시대지만 1순위 가치 역시 무의미 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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