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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상장은 기업 지속성장 위한 디딤돌-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


필자는 경영하던 기업을 약 20여년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시켰다. 당시 자금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상장사'가 되면 우수한 인력을 좀 더 수월하게 영입해 회사를 더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기대감이 상장의 더 큰 이유였다. 그리고 이는 직원들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그런데 상장회사가 되고 나니 이전과 달리 지켜야 할 것이 많았다. 감독당국의 규제도 받아야 하고 모든 기업 내용을 공시해야 하는 부담도 생겼고 외부 감사도 더욱 엄격해졌다. 결산 절차나 임원 선임도 엄격한 절차를 준수해야 했고 해마다 이러저러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규제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주변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상장하지 않고 있는 지인들은 규제 부담만 늘고 소액주주들의 간섭도 심해지지는 데 굳이 왜 상장을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재작년 어느 기자에게 상장회사로의 효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해본 적이 있다. 상장의 가장 큰 효익은 자본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며 회사의 신용도가 높아지는 일반적인 사항보다 준법 경영을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장하는 순간부터 주주들의 감시와 감독당국의 감독으로 더욱 엄격하게 준법 경영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상장 기피 요인으로 꼽는 경우도 많다. 물론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돼야 하지만 회사 경영에 대한 다수 이해관계자의 감시와 준법 경영, 경영 투명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시는 오히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소위 100년 기업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상장 효익이다.



흔히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본 시장 활성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자본 시장으로 진입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건전한 자금을 공급받아 성장하고 성장의 과실이 투자자들에게 골고루 분배돼 소비가 진작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한다. 상장회사가 국가 경제 발전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회사들의 단체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자본 시장 진입을 주저하고 있는 많은 CEO에게 필자의 소중한 경험을 전달하고 싶다. 상장사가 된다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 특히 저성장기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 기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고 또 기업인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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