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들이 서울 경부고속도로 양재 IC~한남IC(현재 경부간선도로) 구간의 지하화 등 입체화 사업을 민간 제안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대형 건설사들이 검토 중인 이 사업은 양재 IC~한남 IC 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부는 공원화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이 같은 경부 입체화 사업에 대해 좋은 민간 제안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초구는 지난해 11월 심포지엄을 열어 사업구상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하화 등 입체화 사업이 완료되면 지상부에는 여의도의 3분의2 규모의 새로운 땅이 생겨나게 된다.
◇여의도 3분의2 만한 땅 나온다=경부고속도로 입체화 사업이 민간제안으로 이뤄질 경우 시는 공공기여금을 추가로 받고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도로 지상부에 해당하는 땅의 가치가 공사비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서초구 구상 안에 의하면 경부간선도로 6.4㎞를 중간에서 양쪽 2개씩 4개 차선을 지하화할 경우 공사비가 최대 1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공원으로 조성되는 지상부에는 여의도 3분의2 규모에 해당하는 56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로 생기는 땅의 80%는 공원화하고 나머지 20%를 복합개발용도로 쓸 경우 복합용지 가치를 3.3㎡ 5,000만원으로만 계산해도 1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강남 지역의 경우 사업 매출이 땅값의 두 배에 달함을 감안하면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아마 입체화한 도로에 대해 통행료는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상부 용지 공원화에 따른 부대사업으로 공사비와 공공기여까지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 지하화 사업 수순은=건설사들은 서울시와 꾸준히 물밑 접촉하며 제안서를 준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급을 다투는 사업은 아니지만 초기 제안자에게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관련 부서에서 서울시와 사전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최초 제안서를 내게 되면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사업 적격성 검토를 받게 된다.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그 제안 내용을 토대로 사업 공고가 나오고 이 공고에 맞춰 다시 건설사들로부터 사업 제안서를 받게 된다. 그 이후 서울시와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심의위원회 등의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진다.
한편 민간제안사업 경우 최초 민간제안 이후 실시설계까지 통상 3년여가 소요된다. 만약 올해 안에 최초 제안서가 제출되면 사업 검토와 조율 및 공사 기간 3년을 포함한 6년 후인 오는 2022년께 새로운 강남 도시공간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권형기자 buz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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